문 전 대표는 이어 "김 대표가 '아무 욕심 없이 당을 살리는 일만 해왔는데 그게 마치 노욕(老欲)인 것처럼 모욕을 당한다면 이 당을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하는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며 "이런 마음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 결정은 모르겠지만 좋은 결정을 해주시길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급거 상경한 뒤 서울 구기동 김종인 대표의 자택을 방문해 김 대표를 1시간 동안 만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전했다.
문 전 대표는 "김 대표는 아무 욕심 없이 정권교체를 해내려면 더민주가 야당다운 신뢰를 받는 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당을 그렇게 변화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동안 많은 일을 하고 성과도 있었는데, 이런 일들이 비례공천과 관련해 개인적인 욕심을 갖고 사심에 의해 결정된 것처럼 그렇게 된 것에 대해 마음의 상처도 받고, 자존심도 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말씀을 충분히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시기에 당을 살리려 하셨는데 마무리를 해주셔야지 안 그러면 지금까지 한 것이 다 무산되는 것 아니냐', '끝까지 책임지고 우리당을 이끌어 주셔서 야권의 총선 승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다만 "오늘 오후 3시에 비대위가 있는데 참석하셔서 비대위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씀하신다고 하더라"며 "마지막 결정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열심히 말씀드렸기 때문에 좋은 결정을 하시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며 "김 대표를 어려운 시기에 모셨고, 우리 당을 다시 살리는데 좋은 역할을 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대표에게 그에 걸맞은 대접과 예우를 해야 마땅하다"며 김 대표를 추켜세웠다.
김 대표에게 '비례대표 2번'을 배정한 것에 대해서는 "김 대표가 의원을 한 번 더 하려는 노욕 때문이 아니라 '경제민주화'라는 '카드'로 이번 총선을 하고, 다음 대선까지 (김 대표가) 그런 역할을 계속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비례대표 2번을 배정한 것)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당 안팎에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