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김종인 대권 욕심? 해석은 자유지만…"

- 김종인 비례2번 여부 안 중요해
- 영입 때부터 김종인 2번 추천
- 지도자 포용력 위해 후순위도…
- 김종인, 당에 사과요구 안 할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원혜영(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 비례 2번으로 셀프공천을 한 데 대해 거센 반발이 일자 탈당까지 시사하면서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결국 지난밤에 진행된 당중앙위원회에서는 김종인 대표에게 비례 4명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했고, 그들의 순번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즉 김종인 대표를 비례 14번으로 옮겨야 한다는 낮에 나온 조정안을 거둬들인 거죠. 새로운 결정에 대해서 아직 김종인 대표의 반응은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어제 중진들의 성명이 하나 나왔었는데요. 김종인 대표가 마련한 비례대표제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성명을 주도했던 분, 원혜영 의원을 만나보죠. 원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 원혜영> 안녕하세요, 원혜영입니다.

◇ 김현정> 하루 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서요. 일단은 지금까지 상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김종인 대표가 4명의 비례대표를 임의로 지정할 수 있다는 얘기는, 그 안에 본인을 넣어도 된다. 이런 의미인 거죠?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이들의 순번도 15번 안에 어디든지 지정할 수 있다, 이것도 맞습니까?

◆ 원혜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김 대표가 원래 지정했던 본인 2번, 이것도 지정해도 된다는 얘기네요.

◆ 원혜영> 그것은 그렇게 다 위임이 된 거니까요. 다만 2번을 하실지, 아니면 좀 후순위, 10번대로 갈지 그런 건 아마 여러 가지 전략적, 또 정무적 고려를 하실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본인이 마음대로 골라라 했는데, 김종인 대표가 다시 2번을 거두어들이고 다른 걸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세요?

◆ 원혜영> 네, 그건 아마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서 결정될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여기서 짚고 가죠. 원혜영 의원께서는 2번 아니고. 즉 2번을 해도 된다라고 수용을 했으니까, 중앙위가. 김종인 대표께서 다른 번호를 택하시는 게 옳다고 보십니까?

◆ 원혜영> 김종인 대표를 우리가 모셔오고 비례대표 얘기가 있을 때, 저는 처음부터 우리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오지 않더라도 우리가 비례대표 남성은 첫 번째가 2번이니까, 2번을 드리고 모셔와야 할 사람이 바로 경제민주화의 상징인 김종인 박사 아니냐, 그렇게 얘기를 해 왔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러면 그냥 2번 가시는 게 맞다고 보신다는 말씀이세요?

◆ 원혜영> 저는 그것도 좋고. 뭔가 지도자로서의 책임성이나 포용력을 보여주기 위해서 후순위를 하는 것도 좋다.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또 하나 어제 중앙위에서 결정된 게. 1번부터 10번까지 A그룹. 11번부터 20번까지 B그룹. 그 뒤를 C그룹. 이렇게 나눠서 뽑자라고 했던 칸막이를 거둬버렸네요. 그냥 득표순위에 따라 일렬 배치하는 걸로.

◆ 원혜영> 그 점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공천을 포함한 모든 당의 운영은 당헌당규에 의거해서 운영돼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당헌에 보면 비례대표를 선정함에 있어서 중앙위원회에서 그 순서를 정하는 것이 제일 큰 원칙입니다. 그리고 다만 예외적으로 당대표가 20%까지 전략공천을 할 수가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원칙을 어떻게 조화하느냐의 문제였는데, 10명씩 이렇게 끊어서 A, B, C그룹으로 하다 보면 원천적으로 10번 안에서는 1등이 되든 10번이 되든 당선 확정되는 건 물론이고요. 이를테면 21번부터 그다음번은 21번이 되든 어쨌든 당선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해지는 거거든요. 그래서 순서 정함의 의미를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거기 때문에, 그게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 김현정> 그걸 어제 성명에서도 지적하신 거.

◆ 원혜영> 지명을 받아 계산이 돼서 1번부터 35번까지 다 한 번에 선출을 하게 됐고. 좋은 결과를 어제 심야에 만들어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수정된 거. 또 하나는 지난 중앙위에서 크게 반발을 샀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논문 표절 의혹이 있었던 1번의 박경미 교수하고, 비리 의혹이 있는 박종헌 전 공군 참모총장이었는데. 결국 두 사람 중에 박 전 총장만 빼는 걸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렇죠?

더불어민주당 원혜원 의원 (사진=자료사진)
◆ 원혜영> 그게 몇 가지가 같이 섞여 있습니다.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 그건 당의 정체성을 명백하게 위배되는 분으로 보여진 분은 배제를 했고요. 다른 분들은 이 선거를 통해서 선택되지 못함으로써 자연적으로 탈락하게 된 경우가 또 발생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그 중에 일부는 전략공천이 됐는데요. 특히 말씀하신 박경미 교수 같은 분은 제자 논문 표절의혹이 불거졌지만 기본적으로 그게 소명돼서 학교측에서도 문제를 삼지 않았고. 지금은 정리가 돼 있는 상태로 우리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결국 어제 중앙위에서 나온 수정안을 원혜영 의원은 받아들일 만하다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느낌이.


◆ 원혜영> 저희는 중진의원들이 크게 세 가지 원칙을 천명했습니다. 하나는 당헌에 입각해서 비례대표 선정이 돼야 된다. 그리고 또 하나 대표의 전략공천 권한은 존중돼야 한다. 그리고 또 당헌에 있는 대로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세 가지 원칙이 제시됐고, 그 원칙에 따라서 어제 중앙위원회의 심야 투표를 통해서 정말 그 원칙에 맞는 아주 좋은 분들을 우리가 비례대표로 선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아주 잘됐다고 보시는 거예요. 그럼 김종인 대표가 이것을 수용할까의 문제인데. 아직 반응이 안 나왔거든요. 수용할 거라고 보십니까?

◆ 원혜영> 네, 김종인 대표가 직접 어제 회의에 오시지는 않았지만 우리 비상대책위원들이 논의를 하고, 김종인 대표의 의견을 받아서 전략공천자 네 사람을 선정해서 중앙위원회에 보고하고 승인받은 것이기 때문에 저는 잘 마무리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전에 어떤 교감이 있었던 안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지금 나온 안이 그러니까.

◆ 원혜영>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전 교감이 있었을 거다. 받아들일 거다. 그런데 어제 김종인 대표가 쏟아낸 말들을 보면 상당히 격앙돼 있었어요. “내가 무슨 욕심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처럼 인격적으로 모독을 했다. 이 모독을 나는 죽어도 못 참겠다.” 이런 발언까지 하셨고. “이따위로 대접하는 당에서 나는 일할 수 없다”라는 얘기까지 나왔기 때문에, 혹시 어떤 공식사과 같은 걸 원하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던데 그건 아닌가요?

◆ 원혜영>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무엇보다 비례대표 2번 하는 게 욕심 때문이다, 이런 어떤 규정, 비판에 대해서 굉장히 인격적인 모욕을 느끼셨고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어쨌든 우리 당이 어렵고, 또 이렇게 민주적인 정당의 일반 특징이기도 하지만 아주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는 것도 알고 맡아주신 것이기 때문에, 총선 승리와 수권정당으로서의 당의 면모를 바꾸는 데 있어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시겠다 하는 것이 더 큰 원칙과 어떤 의무감이 김 대표님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마 받아들이실 거다. 공식사과 같은 것 더 요구하거나 이러지 않을 거라는 지금 바람이세요.

◆ 원혜영> 네.

◇ 김현정> 그런데 김종인 대표가 전에 했던 이야기는 비례대표 자리 그게 뭐 중요한 거라고, 이런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그러던 분이 지금 비례대표 2번을 다 가져간 것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이분이 총선 후에 당권을 계속 잡고 가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 킹메이커가 아닌 대권도전, 즉 킹의 자리를 생각하는 것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더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원혜영> 그런 해석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야 재미있구요.

◇ 김현정> 마음대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고, 그런 건전한 경쟁은 바람직하다고 보시는 거예요?

◆ 원혜영> 실제로 대권후보로 누구 정해진 분이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런 단일위기를 훌륭하게 수습해 나감으로써 본인 리더십이 평가받을 수 있는 거고요. 다만 김 대표께서 말씀해 오신 것처럼 지금 무슨 내가 무슨 욕심을 내겠느냐 하는 것이 김 대표님의 어떤 의식의 제일 밑바닥이 되고 중심이 되는 거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비례대표 맡는 것을 욕심이나 어떤 정치적인 야심을 실현하기 위한 어떤 디딤돌로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 더 불쾌하실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그런 거에 김 대표님이 별로 구애를 안 받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욕심내는 분은 아니다.

◆ 원혜영> 많은 해석들이 나오는 거고. 그건 또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하여튼 이번에 공천이 삐걱삐걱 거리면서 이거 표가 많이 떨어진 거 아니냐. 당 지지자들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혜영> 집단지성이 좋게 작용해서 좋은 마무리를 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밤늦게 고생들 했지만, 비례대표로 국민 앞에 정말 당당하게 제시할 수 있는 분들. 이를테면 빚에 몰린 서민들의 파산, 빚 정리를 도와주는 일을 쭉 해 왔던 제윤경 씨라든가. 농민으로서 손발이 부르트게 일하면서 실제로 농민을 위한 생생한 정책이 정치권에서 나오지 않는 것의 안타까움을 토로해 왔던 일선 농민대표. 또 잘 아시는 촌철살인의 이철희 소장, 이런 분들이 후보로 됐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걸 보고 100%는 아니더라도 하여튼 80, 90%의 긍정적인 평가를 하실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원혜영 의원님 고맙습니다.

◆ 원혜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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