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금리인하 기대감…한은의 생각은?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주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시장 우호적인 통화정책 신호를 내놓자 우리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 절하와 유동성 유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채권과 주식시장은 강세를 띠고 있다.


EU와 일본이 경쟁적으로 돈풀기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도 금리인상이 속도와 폭을 하향조정하자 시중금리가 하락하는 등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요 국가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사실상 자국 통화가치를 절하시키려는 통화전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던 외국자본이 유입세로 전환되고,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점 등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힘을 실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쪽에서는 자본유출 위험이 감소했고, 또 2월부터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가계부채 급증세도 둔화되는 만큼 금리인하의 여지가 커졌다고 본다.

그러나 약 달러가 꼭 금리인하 쪽의 논리만 강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당장 유가가 오르고 있고, 이는 물가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는데다 유가상승까지 겹치면 소비자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고, 이는 기준금리인하를 제약하는 요소다. 특히 산유국들의 감산 협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유가 상승폭이 한층 커질 수도 있다.

물가가 상승한다는 것은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이 그만큼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실물경기도 1월을 바닥으로 상대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경기판단 역시 금리인하를 제약하는 변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은 지난달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도 "우리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불확실성 속에 둘러싸여 있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신호'는 2월에도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지만 1월에 비해 그 정도가 약화됐다는 점과 최근의 국제유가 반등, 미국의 경제 지표 호전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현재의 기준금리는 실물경기를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매파적인 언급을 했다.

다음 달 금통위 회의 때까지 이 같은 한은의 인식을 뒤집을만한 상황변화가 없는 한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다만 FOMC 회의 이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 국제유가의 향방, 2월과 3월의 경기지표, 가계부채 증가 추이 등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들이 어떻게 방향을 잡을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섣불리 전망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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