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수일 "구박받던 '아파트', 국민가요 됐어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수일(가수)

(노래-'아파트') 이 노래 너무나 잘 아시죠? 가수 윤수일 씨의 불후의 명곡 아파트입니다. 가수 윤수일 씨가 1980년대에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하는 이 아파트촌을 바라보면서 지었다는 그런 노래인데요. 지금은 전국 도시 어디를 가든 아파트단지가 빽빽하니까 참 세월이 흐르기는 많이 흘렀습니다. 윤수일 씨도 어느새 데뷔 40주년이랍니다. 오는 4월에 데뷔 40주년 콘서트를 준비 중이라는 윤수일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윤수일 씨 안녕하세요.

◆ 윤수일>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정말 오랜만에 라디오 방송 나오셨는데 우리 청취자들께 인사부터 한 말씀 하시죠.

◆ 윤수일> 대단히 반갑습니다. 모처럼 만에 이렇게 목소리로 인사드리게 됐습니다.

◇ 김현정> 나오시면 저는 꼭 질문드리고 싶었던 게 아파트라는 노래 앞부분에 초인종 소리가 있어요. 그것도 너무나 사실적인 초인종. 이건 누구 아이디어였습니까?

◆ 윤수일> (웃음) 지금은 초인종 소리가 굉장히 소리도 다양해지고 굉장히 세련됐잖아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유일했습니다.

◇ 김현정> 이것이 띵동이? (웃음)

◆ 윤수일> 네 99%. 아파트에는 그 벨소리거든요. 80년대니까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윤수일> 그래서 전주에 뭔가 아파트를 상징하는 소리가 없을까. 좀 내용이 없을까 이걸 고민하다가 마침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저희 집에 초인종을 누르는 바람에.

◇ 김현정> 아 저거다?

◆ 윤수일> 이거구나. (웃음)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저도 예전에 음악 프로그램할 때 이 노래를 자주 틀었습니다마는 틀면 청취자 항의가 들어와요. '집에 초인종 누가 누르는 줄 알고 지금 나갔다왔습니다.' 이런 항의 안 받아보셨어요?

◆ 윤수일> 수많았죠 뭐. (웃음) 이벤트가 많았죠.

가수 윤수일 씨. (사진=누리마루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현정> 국민가요입니다. 가사 중에 왜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 숲을 지나' 이렇게 이어지는데요. 이 아파트가 어디 아파트입니까?

◆ 윤수일> 지금으로 생각하면 잠실 쪽에 있는 아파트라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천호대교. 옛날 천호대교를 80년대 그걸 건너면 이렇게 갈대가 바람에 흩날리고요. 하늘에는 영롱한 별들이 한강을 따라서 별빛이 이렇게 흘렀어요. 그 장면을 보면서 떠올랐죠.

◇ 김현정> 세상에. 그렇게 탄생한 거군요.

◆ 윤수일>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당시를 그렇게 떠올려보면 그 당시 노래가 '다락방, 달구지, 목로주점' 상당히 토속적인 느낌의 제목들이 주류였는데. 제목을 '아파트'라고. 굉장히 파격적이었어요. 아파트. 어떻게 이런 제목을 생각하셨어요?

◆ 윤수일> 그래서 문제가 많았어요. 사랑, 이별, 슬픔, 우울, 낭만, 아름다운 말이 굉장히 많은데도 불구하고 너 정신 나간 거 아니니? (라는 말을 들었어요.)

◇ 김현정> 정말 그런 얘기 들으셨어요? (웃음)

◆ 윤수일> 안 그래도 아스팔트며 도시의 건물들 전부 다 콘크리트고 딱딱하고 그런데 거기다가 노래까지 그러냐. (웃음)

◇ 김현정> 노래까지 아파트냐?

◆ 윤수일> 가서 머리 검사 한번 해 봐라 그럴 정도로 심하게 표현하면 그 정도로 하여튼 질타를 보냈어요.

◇ 김현정> 그랬던 그 노래가 이렇게 지금 40년 30년 지나도록 인기를 끌 거라고 누가 상했겠습니까 그 시절에.

◆ 윤수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혹시 윤수일 씨도 노래방 가면 이 노래 부르세요?

◆ 윤수일> 저는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데 노래를 틀어주대요. 질리는데. (웃음)

◇ 김현정> 그리고 마이크 막 넘겨주고?

◆ 윤수일> 네. 제가 부르는 노래로 인해서 상대방이 즐겁다면 그것도 봉사 아니겠어요?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윤수일 씨 반가운 목소리 만나고 있습니다. 40년 맞아서 어떤 특별한 일을 하시는가 제가 조사를 해 봤더니 4월에는 콘서트하시고?

◆ 윤수일> 4월 24일날 그랜드 힐튼 호텔에서부터 시작해서 약 20개 도시를 투어를 합니다.

◇ 김현정> 대규모 콘서트가 있고요. 이거야 뭐 가수니까 자연스러운 거지만. 영화 출연을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는 좀 놀랐어요.

◆ 윤수일> 작년에 제의를 받아서 촬영을 끝냈고요.

◇ 김현정> 제목이 뭔가요 제목이?

◆ 윤수일> '로큰롤 할배'

가수 윤수일 씨. (사진=누리마루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현정> 락앤롤 까지는 좋은데. (웃음) 뒤가 할배예요? 그러면 할배 역할?

◆ 윤수일> 그럼요. 젊은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실의에 빠져서 음악을 포기는 그런 과정에 락앤롤 할배가 그 젊은이를 도와서 그 친구의 꿈을 키워주는 그런 역할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윤수일> 40년 만에 처음으로 한번 영화 찍어봤어요.


◇ 김현정> 연기해보시니까 어떻던가요?

◆ 윤수일> 새벽 6시까지 찍는데요. 아…. 그…. 차라리 노래하는 게 낫겠다. (웃음)

◇ 김현정> 차라리 새벽 6시까지 노래를 계속하라고 하는 게 낫겠다? (웃음)

◆ 윤수일> 차라리 노래하는 게 낫겠더라고요. 영화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에서부터 연기자들의 애환이라고 할까요. 이런 걸 조금이나마 알게 됐어요.

◇ 김현정> 해보시니까 이거 계속 좀 해 봐야겠다 욕심이 생기세요?

◆ 윤수일> 그건…. 반신반의에요. 개런티가 맞으면. (웃음)

◇ 김현정> (웃음) 솔직하십니다. 윤수일 씨.

◆ 윤수일> 그런데 누가 그런 조건을 제시하겠습니까? 아마 저는 계속 노래하겠습니다.

◇ 김현정> 노래하고 싶다는 말을 이렇게 돌려서 하시네요. 역시 나는 노래다. 노래인생 40년 윤수일 씨. 저는 이번에 영화 도전 꿈꾸시는 거 보면서 이분은 우리가 인은 육십부터라는 말이 있어서가 아니라 진짜 끊임없이 계속 도전하는 분이시구나. 이제 또 어떤 도전을 꿈꾸실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윤수일> 지금 현재 벌써 시작했는데요. 지금 제가 전화 받는 곳도 부산입니다.

◇ 김현정> 부산에 무슨 일이세요?

◆ 윤수일> 부산에 제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고요. 그러니까 40년 전으로 돌아갔을 때 저같은 경우는 너무나 운이 좋아가지고 첫 앨범에 많은 여러분들의 관심을 받았잖아요. 그런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참 오래오래…. 대기만성형도 있고요. 그래서 그 친구들을 내가 후원하고요. 같은 뮤지션으로 활동을 하는 그런 차원의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도 하나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고요. 이런 새로운 영역을 좀 개척해 보자는 것이 제 지금 현재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 도전 응원하고요 윤수일 씨.

◆ 윤수일> 고맙습니다.

◇ 김현정> 팔십 구십 돼서도 무대에서 초인종 계속 눌러주셔야 됩니다.

◆ 윤수일> 아이고 그건 장담 못해요. (웃음) 고맙습니다.

◇ 김현정> 그 멋진 모습 오래오래 보여주시기를 바라면서 콘서트도 잘 하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윤수일> 감사합니다. 즐거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가수 윤수일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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