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오세근보다 이승현이 더 힘들어요" 말한 이유

'절대 양보 못 해!' KCC 하승진(오른쪽)과 오리온 이승현이 19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자료사진=KBL)
'거인' 하승진(31 · 221cm)은 최근 제 2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2015-210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판 12연승과 팀 우승을 이끌 당시도 위력적이었지만 플레이오프(PO)에서는 거의 막을 방도가 없었다.


정규리그 막판 12연승 기간 7분여만 뛰었던 LG전을 제외한 11경기에서 하승진은 평균 11.6점 9.3리바운드를 올렸다. 시즌 평균 9.1점 7.8리바운드보다 수치가 높았다. 그만큼 몸이 올라왔다는 칭찬이 많았다.

그랬던 하승진은 KGC인삼공사와 4강 PO에서는 더 맹위를 떨쳤다. 4경기 평균 15.8점 14.8리바운드를 찍었다. KCC의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2010-11시즌의 PO 때의 평균 16.1점 10.7리바운드와 비슷한 활약이었다.

하지만 하승진은 19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는 다소 주춤했다. 10점 11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4강 PO와는 수치가 적잖게 줄었다.

특히 전반에는 2점 4리바운드에 머물렀다. KCC가 전반 26-34로 밀린 한 원인이었다. 다만 하승진은 4쿼터 6점(4리바운드)을 집중시키는 등 82-76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남은 시리즈에서 KCC가 편하게 가기 위해서는 하승진이 위력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KCC 하승진이 19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오리온 애런 헤인즈, 김동욱 등과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는 모습.(자료사진=KBL)
그렇다면 하승진은 챔프전 1차전에서 왜 고전했을까. 일단 이승현(24 · 197cm)을 중심으로 한 오리온의 수비가 견고했다.

하승진은 1차전 다음 날인 20일 훈련 뒤 "오리온이 준비를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승현이의 힘이 워낙 좋아서 뚫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승현은 하승진보다 30kg 이상 체중이 적지만 초등학교 시절 유도를 할 정도로 힘이 좋다.

또 다른 장사인 인삼공사 오세근(29 · 200cm)과 비교하면 어떨까. 오세근도 이승현과 비슷한 체중에 외국 선수를 맡을 정도로 체격이 단단하다. 하승진은 "세근이도 승현이만큼 힘이 좋아서 상대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동료들의 도움 수비다. 하승진은 "오리온 선수들이 이승현과 협력 수비를 잘 하더라"면서 "더군다나 장신 포워드들이 많아 버거웠다"고 1차전을 돌아봤다.

KCC 하승진이 4강 플레이오프에서 인삼공사 오세근과 리바운드를 경쟁하는 모습.(자료사진=KBL)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199cm), 장재석(203cm), 문태종(198cm), 허일영(195cm), 최진수(203cm) 등 포워드진의 높이는 리그 최상이다. 하승진은 1차전 전반 겨우 2개의 슛을 시도했을 정도로 막혔다.

여기에 하승진의 컨디션도 문제였다. 인삼공사와 4강 PO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몸 상태가 이후 챔프전까지 일주일 정도를 쉬면서 다시 처지게 된 것. 하승진은 "장기간 쉬다 보니 게임 체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면서 "1차전 전반을 뛰는데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행히 후반 실전에 적응이 되면서 살아났다. 하승진은 "후반에 가서야 호흡이 트여서 그래도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승균 KCC 감독도 "하승진이 전반에는 겨우 왔다갔다 하더니 후반에는 양 쪽 골밑까지 깊게 들어가더라"고 분석했다.

하승진은 "2차전에서는 그래도 1차전보다는 나을 것 같다"면서 선전을 다짐했다. 20일 앞서 훈련을 한 이승현도 "승진이 형 막느라 진짜 힘들었다"고 퀭한 얼굴이면서도 "그래도 죽을 힘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지지 않았다. 하승진과 이승현, 두 거한의 대결은 21일 2차전에서도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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