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쉽지 않은 경기였다. KCC는 전반을 26-34, 3쿼터까지 54-59로 뒤졌다. 4쿼터 김민구의 신들린 3점슛 2방과 전태풍의 역전 결승 자유투와 쐐기 미들슛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고전의 한 원인은 에이스 안드레 에밋(191cm)의 전반 침묵이었다. 에밋은 1차전에서 전반 7점 3리바운드 2도움에 그쳤다. KGC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평균 33.8점(7.8리바운드)의 경이적인 기록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부진이 아닐 수 없었다.
오리온 김동욱(194cm)의 수비에 막힌 탓이 컸다. 에밋은 전반 야투 성공률이 43%에 불과했다. 3점슛 시도는 없었고, 2점만 7개를 던져 3개가 들어갔다. 4강 PO 때 에밋의 2점슛 성공률은 61.3%였다. 이런 의미에서 전반 오리온의 8점 차 리드의 공신은 김동욱이었다.
이후 에밋은 3, 4쿼터 9점씩을 집중하며 역전을 발판을 놓기는 했다. 후반 오리온은 김동욱과 함께 장재석(203cm) 등으로 번갈아 에밋을 맡았다. 김동욱의 체력이 떨어진 탓이었다. 그렇다 해도 에밋에게는 김동욱의 수비를 어떻게 뚫느냐가 남은 시리즈의 과제로 남았다.
이에 대해 에밋의 생각은 어떨까. 20일 진행된 훈련에서 에밋은 오리온의 수비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상대 수비 전술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느라 고전한 것처럼 보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에밋은 "수비 파악에 1쿼터가 걸릴 수도, 3쿼터가 걸릴 수도 있는데 1차전에서는 전반까지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시 전반을 버리고 후반 공세를 위해 투자한 셈이다.
오리온의 수비 전략을 이해한 이후에는 공격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21일 2차전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풀어가겠다는 각오다. 에밋은 "상대가 누구든, 수비가 어떻든지 내 플레이를 하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동욱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20일 훈련에서 김동욱은 "사실 에밋을 막는 게 정말 힘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에밋은 김동욱보다 작지만 몸무게는 104kg으로 4kg이 더 나간다.
김동욱은 "1차전에서 한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체력 안배를 잘 해야 할 것 같다"고 2차전 각오를 밝혔다. 이어 "(추일승) 감독님께서 장재석 등도 함께 막게 해서 휴식 시간을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리그 최고의 에이스 에밋을 김동욱이 전반에 이어 후반 끝까지 막아낼 수 있을까. 21일 2차전 희비를 가를 승부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