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물고문에 아이 숨져…이틀동안 베란다에 방치"

계부 "아이에게 미안하다…만삭인 아내가 원치 않아 신고 못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가고 있는 계부 안 씨. (사진=청주CBS 장나래 기자)
충북 청주 4살배기 암매장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친모가 딸을 물고문해 숨지게 한 뒤 베란다에 이틀동안 방치했다는 추가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주청원경찰서는 20일 계부 안모(38)씨로부터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아내인 한모(36·여)씨가 딸아이를 세 차례 물고문해 숨지게 했고 베란다에 이틀동안 방치했다는 추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2차로 이루어진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딸 아이를 세 차례 물고문해 숨지게 했고 베란다에 이틀동안 아이를 방치한 뒤 진천의 한 야산에 묻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찰서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입을 뗐다.

하지만 아이의 사망과 관련해서는 "일하는 중이라 몰랐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딸이 숨진 뒤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만삭인 아내가 원치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18일 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씨가 딸을 죽일 의도는 없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지만 살해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공소권이 없더라도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4년 전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친어머니인 한 씨가 딸 살해에 대해 일부 시인한 채 목숨을 끊은 데다 시신 수습까지 애를 먹고 있어서다.

경찰은 계부인 안 씨가 지목한 장소 6곳을 수색했지만 아직까지 시신을 찾지 못했고 지인이나 친척 등 학대를 입증해줄 증인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앞으로의 수사가 의붓아버지인 안 씨의 진술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어 진실을 밝혀내는 일이 쉽지 않게 됐다.

경찰은 영장을 신청한 안 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시신 수색 작업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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