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 인천 또다른 '프리미엄 전략' 통할까

K리그 최초 1000만원 시즌권 이어 라운지 좌석 판매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는 새 시즌을 앞두고 K리그 최초의 1000만원짜리 시즌권을 내놨다. ‘플래티늄11’이라고 이름이 붙은 초고가 시즌권은 그동안 인천이 판매했던 시즌권과는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다. 기존 인천의 일반좌석 시즌권은 15만원, 프리미엄 시즌권은 4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인천이 새롭게 내놓은 ‘플래티늄11’은 기존 시즌권보다 적게는 25배, 많게는 66배 수준의 거액이다.

하지만 인천이 ‘플래티늄11’을 자신있게 내놓은 이유는 따로 있다. 그저 경기장에 와서 경기만 보고 가는 단순한 시즌권이 아니다. 후원사와 제휴를 통해 호텔 숙박권과 골프장 이용권, 식사권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이뿐 아니라 연간 20차례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까지 리무진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입 첫 해 시범적으로 판매를 시작했지만 오는 20일 홈 경기를 앞둔 현재 인천은 목표치 11개 가운데 7개나 판매했다. 아직 11개를 모두 팔지는 못했지만 분명 기대 이상의 판매실적임에는 분명하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돌풍을 일으킨 인천은 새 시즌을 맞아 프리미엄 좌석인 스카이 라운지(위)와 오션 라운지를 신설해 더 나은 환경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인천=오해원기자
◇인천이 내놓은 또 하나의 야심작, ‘오션 라운지’와 ‘스카이 라운지’


시민구단의 한계를 넘어 자생하겠다는 인천의 분명한 의지는 또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올 시즌부터 새롭게 선을 보이는 ‘오션 라운지’와 ‘스카이 라운지’다. 인천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이 만들어질 당시부터 일반 관람석보다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를 구상했다. 하지만 시민구단의 한계로 인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지만 2016시즌을 시작하며 같은 리그 내 기업구단들과 마찬가지로 라운지 좌석을 만들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인천은 오는 20일 포항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홈 개막전을 앞두고 후원사와 팬에 라운지 좌석을 먼저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1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만난 박영복 인천 대표이사는 “이 경기장은 인천시의 소유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일년 365일 가운데 인천이 홈 경기를 여는 것은 고작 20일 뿐. 그래서 나머지 345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그동안 없던 시설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일반관중은 물론, 시즌권 회원도 추가금액을 내고 입장해야 하는 라운지 좌석은 출입구부터 다른 좌석과는 차별화됐다. 안락한 공간에서 경기 내내 즐길 수 있는 음식과 맥주, 음료가 제공되며 홈 경기를 앞두고 사전 예약할 경우는 단체 대관도 할 수 있다.

인천은 ‘오션 라운지’와 ‘스카이 라운지’를 경기가 없는 날에 일반 대중에도 개방할 계획이다. 50명이 넘는 인원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인천의 원정 경기 시 팬들이 모여 응원하거나 영상 시설을 활용한 세미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인천의 예상이다. 대관 신청을 통해 인천의 라운지 좌석을 이용할 경우 홈 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식음료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인천이 새 시즌에 새롭게 내놓은 스카이 라운지의 시야. 다른 구단과 달리 2만석 규모의 소규모 축구전용경기장인 덕분에 그라운드와 더욱 가까이서 경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천=오해원기자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 이제 남은 건 실적

인천이 새롭게 내놓은 라운지 좌석을 살펴본 인천의 후원사 관계자는 물론, 팬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그동안 없던 새로운 공간이 마련된 만큼 후원사는 새롭게 홍보할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였고, 팬 역시 더 나은 환경에서 좋아하는 축구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이날 공개행사에서 만난 인천 팬 이나래(27)씨는 “기존 프리미엄 좌석인 스카이박스는 단체가 아니면 이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라운지 좌석은 혼자 오거나 소규모로도 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한눈에 경기장이 다 보일 정도로 시야도 좋다. K리그 어느 구단보다 좋은 시설”이라고 감탄했다.

박지은(25)씨도 “일반 좌석은 가족이 함께 응원하기에는 어린아이들에게는 다소 위험할 수도 있지만 라운지 좌석은 안전하게 축구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음식도 제공되는 만큼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 팬이라면 추가금을 지불해도 오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K리그의 화두로 떠오른 ‘생존’에 발맞춰 인천이 내놓은 ‘프리미엄 전략’이 과연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인천뿐 아니라 K리그의 나머지 시민구단들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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