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30일 허정무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칠레 평가전에서 노장 골키퍼 김병지(서울)의 부상으로 후반 교체 투입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정성룡은 이후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 투르크메니스탄전과 2차전 북한전에 선발 출장하며 허정무호의 주전 GK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31일 요르단과의 월드컵 예선 3차전에 앞서 훈련 중 오른손 새끼 손가락을 다치면서 요르단전에 나서지 못했다. 정성룡 대신 나섰던 김용대(광주)는 이날 요르단에 두 골을 내줬고, 허정무 감독은 실망감을 피력하며 징계중인 ''베테랑 골키퍼'' 이운재(수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때문에 다친 손가락보다 마음이 더 좋지 않았던 정성룡이다.
"운재 형보다 부족한 것은 경험"
3일 파주 NFC에서 만난 정성룡의 오른손은 여전히 새끼손가락을 고정시키느라 테이핑되어 있었다. 이제야 가까스로 붓기가 빠져 손가락을 움직이고 골키퍼 장갑을 낄 수 있게 됐다는 정성룡은 "올 시즌 초반 K-리그 경기 도중 다쳤던 손가락인데 다시 다쳐 빨리 낫지 않는 것 같다"며 "그래도 처음에는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아 골키퍼 장갑을 낄 수도 없었는데 많이 나아졌다"며 멋적게 웃었다.
부상으로 31일 요르단전을 벤치에서 지켜 본 정성룡은 "형들이 전체적으로 잘 했는데 집중력이 아쉬웠다"며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다. 경험이라 생각한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이날 요르단전에서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감독으로부터 지적을 당한 김용대와 한 방을 쓰는 정성룡은 "형과 훈련 및 플레이 전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그러나 형이 힘들어 할까봐 요르단전 얘기는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2일부터 훈련을 재개한 정성룡은 최근 불거져 나온 이운재 복귀설에 대해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운재 형 얘기가 나와서 골키퍼들이 위축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면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골키퍼로 선발된 만큼, 자신감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운재 형과 비교해 우리가 부족한 것은 경험이다. 그 경험을 지금 가져가려 하는 것"이라며 부족한 경험을 이번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을 통해 착실히 쌓아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정성룡은 또 "7일 요르단 원정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 한다"며 "그라운드에서 좋은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