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영(프로바둑기사 지망생)
◆ 박지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경기는 당연히 다 지켜보셨겠죠?
◆ 박지영> 네. (웃음)
◇ 김현정> 보면서 내가 이세돌 9단 자리에 앉았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도 해 보셨을 것 같은데요?
◆ 박지영> 그 자리에 앉을 수 없겠지만, 만약에 인공지능하고 뒀다면 되게 설렜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설렜을 것 같다. (웃음) 아니, 박지영 씨는 바둑을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 박지영> 저는 10살 때 시작을 했어요.
◇ 김현정> 10살, 초등학교 3학년?
◆ 박지영> 네. 아빠가 바둑을 좋아하셔서 보고 그러다가 배우게 됐어요.
◇ 김현정> 그러다가. 처음에는 바둑교실, 방과 후 바둑교실이라든지 이렇게 시작을 하다가 거기서 특출나게 잘하면 그다음에는 한국기원으로 가서 바둑연구생으로 선발이 되기도 한다면서요?
◆ 박지영> 네. 프로기사를 목표로 트레이닝 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내가 연구생 되고 싶다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 박지영> 뽑혀야 들어갈 수 있어요.
◇ 김현정> 연구생도?
◆ 박지영> 네.
◇ 김현정> 그런데 우리 박지영 씨는 그 한국기원의 연구생으로 뽑히신 거예요?
◆ 박지영> 네. (웃음)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연구생이 되는 것도 어렵지만 연구생이 되고 나면 무슨 특별 교육을 시킵니까? 즉 하루의 스케줄표가 궁금해요. 연구생들은 어떤 식으로 하루를 삽니까?
◆ 박지영> 바둑으로 시작해서 바둑으로 끝나죠. (웃음) 바둑 두고, 바둑 공부하고.
◇ 김현정> 눈 뜨면서부터 바둑, 잘 때까지 바둑이라. 그러면 학교 안 가요?
◆ 박지영> 연구생 같은 경우는 학교를 안 가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학교 특기생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축구나 야구는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특기생으로 있다가 프로팀에서 뽑아주면 바로 프로가 되는 건데 바둑은 어떻습니까?
◆ 박지영> 경쟁을 해서 1등, 2등을 해야 프로로 데뷔를 할 수 있어요. 입단대회를 통해서, 거기 통과하면 그때 프로기사가 되는 그런 방식이에요.
◇ 김현정> 프로 입단대회라는 게 따로 있다? 거기서 1, 2등까지 2명밖에 안 뽑아요?
◆ 박지영> 여자 같은 경우는 2명씩 뽑고 있어요.
◇ 김현정> 여자 2명. 남자는요?
◆ 박지영> 남자는 5명씩 뽑는 걸로 알고 있고요. 또 나이가 어린 친구들만 참가자격이 되는 대회에서도 2명씩 뽑고 있고. 지역 입단대회가 또 있어요. 그래서 전체 총 입단자 뽑는 수는 10명은 좀 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한 해에 10명을 조금 넘는 정도의 수가 프로자격증을 받고 입단하는. 그러면 될 때까지 계속하면 되는 거예요?
◆ 박지영> 네. 그런데 연구생 같은 경우는 나이제한이 있어서 만 18세까지만 할 수가 있어요.
◇ 김현정> 고3 때까지 프로자격증을 못 따면 그러면 연구생 자격을 박탈?
◆ 박지영> 연구생 자격은 박탈이 되죠.
◇ 김현정> 그러면 그러고 나서도 계속해서 내가 프로 입단을 해야겠다하면, 혼자 바둑을 두면서 일반 입단 대회를 통해서 입단을 해야 되는건가요?
◆ 박지영> 네, 맞아요.
◆ 박지영> 저 같은 경우는 고3 때까지 연구생을 하다가 입단대회는 20살 때부터 안 나갔는데.
◇ 김현정> 그랬군요. 이게 하기 싫어서 안 한 게 아니라, 내가 프로 되는 것보다 내가 공부해야지 그게 아니라, 만 18살이 됐는데도 그 프로의 문이 결국 안 열린 거예요, 우리 박지영 씨한테?
◆ 박지영> 네.
◇ 김현정> 계속해서 하면 언젠가는 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에요?
◆ 박지영> 네. 워낙 비슷비슷한 친구들이 많으니까, 운도 따라야 하고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전국에서 신동이라고 하는 사람들만 모아서 연구생을 하는데 그 연구생 중에서 또 몇 명을 고르는 거니까, 거기 뽑히는 게 보통 일이 아니군요. 프로가 된다고 해도 그렇게 금전적으로 넉넉하고 이런 건 아니죠?
◆ 박지영>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떠나지 못하고 프로가 되고 싶어하고. 왜 그러는 걸까요?
◆ 박지영> (웃음) 바둑이 재미있으니까, 좋으니까 그렇겠죠?
◇ 김현정> 바둑이 좋으니까. 바둑이 뭐가 그렇게 좋습니까? 뭐가 매력이에요?
◆ 박지영> 내성적인 성격인데, 제가 잘 표현을 못하는 성격인데. 바둑 둘 때는 저를 다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 김현정> 아니, 바둑 둘 때는 심지어 미동도 안 하잖아요, 많은 기사들이 한참 동안. 그런데 뭘 다 표현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만히 있는데?
◆ 박지영> 바둑 수로 표현을 할 수가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대국을 할 때 상대방이 오늘 수를 두는 걸 보면서, 저 사람 오늘 심리 상태가 어떻구나, 이런 것도 읽을 수 있어요?
◆ 박지영> 네, 조금 읽을 수가 있죠.
◇ 김현정> 저 상대방의 성격이 어떻구나, 이런 것도 드러나요? 성향 같은 것도?
◆ 박지영> 되게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 박지영> 다 받아주는 그런 기풍, 그런 친구 같은 경우는 실제 착하고. (웃음) 공격적인 바둑을 두는 친구 같은 경우는 성격도 조금 공격적이고. 거의 똑같은 것 같아요, 성격이랑 바둑 기풍이랑.
◇ 김현정> 굉장히 재미있네요. 그렇군요. 그럼 이세돌 9단 같은 스타일은 어떤 스타일이에요?
◆ 박지영> 기풍은 전투적인, 전투를 많이 하고 치열하게 싸워서 수읽기를 정확하게 해서 이기는 그런 기풍이에요.
◇ 김현정> 사실 이세돌 9단하고 제가 인터뷰를 했어요. 제가 느꼈던 이세돌 9단도 재기발랄하고 도전적이고 뭔가 반전의 매력이 있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역시 기풍도 상당히 공격적이고 적극적이고 이런 게 있는 거네요. 상남자 스타일?
◆ 박지영> 네.
◇ 김현정> 바둑 재미있는데요. 그런 매력. 그래요. 지금 이제 20대입니다. 사실은 연구생으로 프로기사가 되는 길은 막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영 씨 계속해서 프로 도전 하실 건가요?
◆ 박지영> 네. 우선 기회가 될 때까지 계속 도전할 생각이에요.
◇ 김현정> 프로기사가 됐을 때 입단했을 때 꼭 한 번 겨뤄보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 박지영> 커제 9단? (웃음)
◇ 김현정> 세계 1위 중국의 커제 9단. 상상만 해도 긴장감이 돌면서 설레는데요. (웃음) 그래요. TV에서 바둑 두는 모습 볼 수 있기를 제가 기대하겠습니다.
◆ 박지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박지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지영 아마 6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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