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靑에 바른말 의원들 불경죄 몰아 싹쓸이"

-가장 패권주의 공천, 청와대의 뜻
-김무성과 진박 결합우려 현실로
-유승민 컷오프 될듯, 무소속 출마해야
-대구 민심, 진박에게 불리한 상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두우 (前 청와대 홍보수석)

어제 발표를 끝으로 새누리당의 공천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설마했던 비박계 공천 탈락이 현실화가 됐습니다. 대구지역에서는 친유승민계라고 분류되던 조해진, 김희국, 이종훈, 류성걸 의원이 줄줄이 컷오프됐고요. 수도권에서는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을 비롯해서 진영, 안상수 의원도 모두 탈락했습니다.

딱 한 사람 유승민 의원만 보류입니다. 워낙 민감하니까 오늘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서 거기서 거취를 결정한다, 이런 얘기인데요. 지금 비박계 심정은 어떨까요. 저희가 어제 늦은 밤까지 탈락한 현역의원들 전원을 접촉했는데 모두의 전화기가 꺼져 있었습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좌측)과 박종희 위원이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3차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만 현역 의원은 아닙니다만 역시 대구 북구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서 그 격앙된 분위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두우 예비후보,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직접 만나보죠. 김두우 전 수석 나와 계십니까?

◆ 김두우> 안녕하십니까? 김두우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내셨으니까 이른바 비박계신 거네요?

◆ 김두우> 그렇죠.

◇ 김현정> 김두우 수석이 출사표를 던졌던 대구 북구을은 현역 서상기 의원이 컷오프가 되고, 장애인·청년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이 됐어요. 그러면 사실상 김 후보도 싸워보기도 전에 배제가 되신 거네요?

◆ 김두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거기 출마한 예비후보 중에 장애인이나 청년이 있었습니까?

◆ 김두우> 전혀 없죠.

◇ 김현정> 전혀 없는데 그 지역이 그렇게 선정이 된 거예요?

◆ 김두우>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대구, 수도권에서 지금 비박계가 줄줄이 탈락한 이 공천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김두우> 사실은 가장 패권주의적 공천이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죠.

◇ 김현정> 역대 가장 패권주의적 공천이요?

◆ 김두우> 네. 작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말씀을 하실 때 ‘배신의 정치는 패권주의와 줄세우기를 않는다.’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 김현정> 맞습니다.

◆ 김두우> 지금 그런데 결과적으로 공천의 결과를 보면 ‘가장 패권주의적이고 줄세우기 정치였다’, 이렇게밖에 답을 할 수 없겠네요.

◇ 김현정> 그렇다면 그 패권을 쥐고 공천을 휘두른 사람이 누구라고 보시는 거죠?

◆ 김두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답이 대체로 나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대체로 보면 우선 지금 친박계의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최경환 의원이지 않습니까? 최경환 그리고 윤상현 의원, 그리고 청와대 현기환 수석. 대체로 정치권에서는 이렇게 꼽습니다. 그런데 최경환 장관이 움직였던 부분. 이 부분이 결국은 누가 해 줘서 됐느냐? 그리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과연 이런 힘을 어디에서 받았느냐? 이렇게까지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이라고 보이죠.

◇ 김현정> 결국은 청와대의 뜻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까지 보시는 겁니까?

◆ 김두우> 예, 그렇게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 김현정> 이 표현이 좀 과격해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공천 학살 수준이라고 보세요?

◆ 김두우> 완전히 싹쓸이를 한 거죠. 친유계, 친이계 뭐 이렇게 가릴 것 없이 싹쓸이를 한 거고요. 그나마...

◇ 김현정> 학살 수준이 아니라 싹쓸이 학살입니까?

◆ 김두우> 그렇습니다. 그나마 김무성계는 살아남았죠.

◇ 김현정> 맞습니다. 김학용 의원, 김성태 의원. 이 측근들은 다 살았습니다.

◆ 김두우> 그 이외에 권성동 의원 이진복 의원들도 다 살아남았습니다. 그러니까 공천이 시작되기 전에 가장 우려했던 사태가 바로 김무성 대표와 진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의 결합인데요. 그렇게 될 경우에 가장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이다. 이런 예측들이 사전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 말씀은 김무성 대표가 자기와 자기 측근들을 살리기 위해서 진박들과 결합하고, 그쪽에 힘을 실어주면서 결국 나머지 비박들만 다 싹쓸이되는 상황을 우려하셨단 말씀이에요?

◆ 김두우> 김무성 대표가 처음부터 그렇게 협조를 한 대목은 아니죠. 협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김무성 대표는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별다른 역할이 없었단 말입니다. 김무성과 김무성계를 계속 압박을 하면서요. 김무성 본인과 본인 계보에 있는 사람들 일부를 살리는 것으로, 공천의 대가를 주는 것으로 하고 이렇게 마무리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그런 시나리오를 김두우 수석은 예측을 하셨다는 거군요.

◆ 김두우> 그건 사전부터 우려했던 일이죠. 정치권에서는 그런 우려가 있었습니다.

김두우 前 청와대 홍보수석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하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기준이 있다. 뭐냐하면 대구나 수도권이나 이런 편한 지역구에서 지금까지 누려온 의원들은 이제 거를 필요가 있고, 게다가 당의 정체성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던 사람들은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 즉 유승민이니 이재오니 이런 비박계들이 자꾸 당과 청와대를 향해서 입바른 소리하고 비판하니까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지 않았느냐. 이건 문제가 있다’라는 기준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두우> 우선 그 말씀을 하고 있는 이한구 위원장도 본인이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나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반대의견을 이야기했던 분입니다.

◇ 김현정> 본인도 그렇게 따지면 당의 정체성에 어긋나는 사람이다?

◆ 김두우> 정체성에 어긋난다기보다는 그런 반대의견을 냈던...

◇ 김현정> 반대의견을 냈던 사람이다?

◆ 김두우> 국회의원이 당연히 반대의견을 낼 수 있는 것이죠. 그것이 왜 당 정체성과 어긋난다고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인지, 그 말이 이해가 안 가는 것이죠.

◇ 김현정> 자기 소신을 밝히고 청와대와 의견이 대립이 되면 그게 왜 죄가 되느냐? 이 말씀이세요.

◆ 김두우> 네, 그러니까 그 말씀은 표현을 그렇게 부드럽게 했을 뿐이지, 요는 박 대통령이 한 말씀과 다른 발언을 한 자, 또는 그 일당. 그게 유승민계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 ‘일당’이라고 지금 표현하셨는데요.

◆ 김두우> 그렇게 본다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겠죠. 또 대통령에 대든 국회의원 또는 그 일당. 이렇게 되면 이재오 대표를 비롯해서 친이계가 그 대상이 될 수 있고요. 또 대통령에게 불경을 저지른 사람. 이렇게 되면 복지부 장관을 하다가 대통령 면담조차 못하게 돼서 장관직 던진 용산구 진영 의원을 이야기할 수 있고요.

◇ 김현정> 진영 의원도 그때 복지에 대한 자기 소신을 말하다가 청와대와 각을 세웠었죠?

◆ 김두우> 그건 대통령께서 만나고 이야기를 했으면 풀 수 있었던 문제인데 결국은 자주 만나주시지 않으니까 결국은 장관직을 던져버렸죠. 이렇게 사표를 던졌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언짢았다. 이런 이야기죠. 불경죄에 해당된다.

◇ 김현정> 불경죄에 해당돼서 진영 의원은 이번에 이렇게 된 것 같다는 말씀이군요.

◆ 김두우> 그렇게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싹쓸이 학살이라고 보기에는 지금 친박의 핵심 중의 핵심. 대통령을 누나라고까지 부르는 윤상현 의원도 어제 컷오프되지 않았습니까?

◆ 김두우> 그거는 의원으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하는 자라고 이야기했을 때 벌써 예상이 됐던 것인데요. 결국은 울며 겨자먹기로 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겠죠. 친박의 수도권 의원들도 윤상현 의원을 그냥 두고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던 거고요.

◇ 김현정> 울며 겨자먹기로 결국 1명과 7명을 바꾼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두우> 그렇습니다. 7명이 아니었겠죠. 윤상현 의원은 끝까지 살리고 싶었겠죠.

◇ 김현정> 그런데 유승민 의원은 어제 컷오프 안 됐어요. 지금 보류됐습니다. 그러면 유승민 의원도 오늘 결국은 컷오프될 것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 김두우> 저는 그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같은 당에서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그렇게 몇 차례를 이야기하시고 최근에도 또 대구로 대통령이 방문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걸 언론들은 다 그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 그런 해석을 청와대가 모를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그런 예측이 나올 거라는 걸 다 알면서도 굳이 가신 거거든요.

◇ 김현정> 그 얘기는 유승민 의원도 컷오프다?

◆ 김두우> 다만 제가 하나 덧붙이자면 유승민 의원은 공천이 되더라도 스스로 공천을 포기하는 것이 어떤가 싶습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 김두우> 왜냐하면 이런 마당에 본인과 가까웠던 사람들이 다 사라지는 마당에 본인만 공천을 받게 되면 나중에 리더십도 생기지 않고 정치적으로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거든요. 이게 19대 공천 당시에 이재오 의원께서 그렇게 공천을 받고 친이계 대부분이 공천을 못 받았을 때 이재오 대표가 리더십을 행사하는 데 굉장한 한계가 있었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유승민 의원은 공천을 받더라도, 못 받을 것 같은 상황이지만 받더라도 그만두는 건 어떻겠느냐라는 얘기까지 지금 하셨는데 대구 민심 어떤가 굉장히 궁금해요.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 고향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 또 이해하고 수용하지 않을까, 대구 민심이. 그런 얘기들 많이 하는데요.

◆ 김두우> 대통령 지지율이 지금도 65%, 70% 되는 것이 이 지역입니다. 그런데 대구시민들이 그동안에 어떤 태도를 보였냐면 ‘박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대통령 치맛자락 붙들고 위세부리는 꼴은 못 봐주겠다’ 였습니다.

◇ 김현정> 치맛자락 붙든 그 사람들은 못 봐주겠다?

◆ 김두우> 그렇게 해서 진박이라는 사람들 6명이 모두 어려운 지경에 빠진 겁니다. 이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격차가 전혀 줄어들지 않았어요. 이게 그러니까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거죠. 그러니까 지금처럼 우격다짐으로 현역들을 컷오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민심은 그런 상태. 역풍이 불 거라고 지금 보시는 거예요.

◆ 김두우> ‘지금 이렇게 내리꽂으면 우리가 다 무조건 공천해 줘야 되느냐. 대구 사람들 봐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셨듯이 이런 모욕을 대구 시민에게 주고 있는데 이걸 오래 참으면, 모욕도 오래 참으면 버릇이 돼서 굴종이 됩니다. 굴종의 태도로 갈 것이냐, 안 갈 것이냐는 대구시민들이 판단하실 거라고 보이는데요.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김두우 전 수석님 고맙습니다.

◆ 김두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구 북구을에 도전장을 냈다 사실상 공천 배제가 됐습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김두우 전 수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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