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결로 인간은 미래 산업혁명을 보다 깊이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그것만으로도 큰 성과다. 미래는 AI가 주도하는 산업 환경의 패러다임으로 대전환을 맞이하게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AI의 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넘어설 만큼 뛰어나다는 위력을 보여준 것에 그치지 않고, AI의 시대가 가까웠음을 여실히 깨닫게 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본 셈이다.
이미 AI의 여러 기술은 실용단계로 들어가 있다. AI와 무인자동차의 접목을 비롯해 무인비행체 드론과의 접목으로 3차 산업혁명으로 인류가 누리는 편리를 몇 단계 뛰어넘을 것이 확실하다. 구글과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 세계적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AI기술을 의료와 금융, 스포츠, SNS분야에서 이미 실용화에 성공하고 있는 것도 증거다.
미국은 20세기 말 디지털 혁명으로 세계 경제주도권을 잡았다.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은 새롭게 열리는 AI 산업시대에 경제 주도권을 잡으려고 치열한 대결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 AI가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밀리지 않고 선도적으로 편입하려면 치밀한 정책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분석만 보아도 미래 경제를 주도하는 것은 AI산업이 확실하다. IDC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세계 AI시장 규모가 최대 6조7000억 달러가 된다.
AI 선진국인 일본은 'AI로봇' 구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경제산업성은 2015년 차세대 로봇핵심기술 사업 예산에 배정된 10억 엔의 80%를 AI 개발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2015년 3월, 전 세계 인공지능 스타트업 기업 가치를 전년 대비 350만 달러보다 약 25% 증가한 440만 달러로 추산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AI 관련 예산은 연간 2,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AI를 전담하는 5명 규모의 지능정보산업육성팀 신설과 인공지능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연내 지능정보 사회 플랜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본계획을 바꿔 더 확대하고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그나마 이 같은 새로운 산업혁명의 대 전환점 한가운데 대한한국이 선택된 것은 다행이자 기회다. 우리나라가 인간 대 AI의 대결로 시동을 건, 4차 산업혁명의 발상지이자 출발지로 세계인들의 뇌리에 각인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간대표로 맞서 대결한 이세돌은 AI가 가질 수 없는 강인한 정신력과 직감, 용기와 지혜로 당당히 겨룸으로써 인간이 AI를 리드하며 멘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은 이세돌의 바둑정신을 자양분으로 AI가 점령하게 될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혁신적인 정책과 과감한 투자 및 연구를 뒤받침해 줘야 한다.
더불어 4차 산업혁명으로 꽃필 'AI 신세계'의 평화를 위해 AI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노력 못지않게, 제어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연구에도 정부와 기업의 정책과 투자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