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아닌 임수정 '민낯',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이유

배우 임수정. (사진=임수정 SNS 캡처)
한 배우의 '민낯'(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금껏 '동안'이라는 수식어를 항상 달고 다녔던 이 배우의 이름은 임수정.

발단은 그가 SNS에 올린 글이었다. 임수정은 지난 11일 식당에서 촬영한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이후 사진이 기사화됐고, 댓글에서는 외모 지적이 잇따랐다. 평소 '동안'이라고 불리는 임수정의 얼굴이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한 차례 진통 이후, 임수정은 다시 14일에 SNS에 또 다른 '민낯'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전에 올린 사진보다 훨씬 더 꾸밈없는 '민낯'이었다.

그는 "일상에서 저는 화장하는 것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물론 배우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때는 대단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보통 제 모습이 담긴 사진은 이 정도가 최선이다. 몸 상태의 작은 변화도 얼굴에서 표현이 되는 나이가 사실인데 어찌하겠나"라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젊음은 아름답게 빛나지만 영원한 젊음은 없다. 그렇기에 임수정 역시 '30대'인 자신의 나이에 맞게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임수정은 "제 가장 친한 친구는 이미 가정을 이뤄 '어머니'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그녀와 다른 길을 선택했을 뿐이지 내 나이를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살고 있다"며 "지금의 나, 30대 여성으로서의 제 삶과 모습을 사랑한다"고 밝혔다.

문득 지난해 인터뷰에서 임수정이 한 말이 떠올랐다. 당시 그는 "20대보다 성숙해진 30대가 좋다. 레드카펫 같은 곳에서는 화려하지만 나 역시 집에 돌아가면 일반 사람들과 똑같다"고 이야기했었다.

임수정의 나이는 올해 38세로 40대를 앞두고 있다. 임수정이 SNS에 올린 사진은 피곤한 기색이 보였고, 우리가 평소에 보던 모습과 분명히 달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임수정의 직업이 배우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에 속한 배우들은 통상 미디어를 통해 대중들과 만날 때, 가장 최선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것이 그들의 직업적 책무라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 공간에 올린 사진까지 비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배우 역시 대중에게 노출이 있는 직업일 뿐, 각자 삶을 살아가는 개인임에는 틀림없다. 그들이 대중에게 보여지는 모습대로 24시간 동안 살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번 해프닝을 지켜 본 이들은 평소 인식해왔던 모습과 다르다고 해서 연예인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지적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반박에 나섰다. 또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임수정에게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임수정이 SNS에 올린 글은 최근 할리우드 배우들이 '포토샵'을 거부한 사태와도 맞물린다. '직업적' 부분에서 행해진 이들의 저항은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 케이트 윈슬렛, 스칼렛 요한슨, 줄리아 로버츠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은 광고나 화보 등에서 번번이 행해지는 외모 보정을 거부하고 '민낯'을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늘 최고의 자리에 있었고, 자기 관리에 힘써왔던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미디어 속 보정된 연예인들의 모습이 사회에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이 왜곡된 외모 지상주의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심정이 컸다.

많은 여성들이 이상적인 연예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 그 이상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건강과 무관한 과도한 다이어트나 연예인을 닮기 위한 성형수술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임수정을 비롯, 이들 배우들은 '지금의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모습'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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