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은 13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제4국에서 18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 9단의 승리가 확정되자, 거리 곳곳에서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했다.
시민들은 먼저 3연속 패배 뒤에 첫 승을 거둔 이세돌 9단의 끈기에 박수를 보냈다.
이인순(50·여) 씨는 "이겼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끈질기게 노력했다는 것이어서 멋졌다"며 "그만큼 이세돌도 알파고를 파악했을 것인데, 거기에 만족한다. 자랑스럽고 멋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출장을 와 대국을 지켜봤다는 유재현(63·사업가) 씨는 "일단 이세돌이 이겼다니까 기분이 좋다. 지고 있을 때 안타까웠다"며 "알파고가 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기기를 바라고 있었다. 다섯 번째 대국도 이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나경(26·여) 씨도 "이길 줄 몰랐는데 이겨서 깜짝 놀랐다. 대국을 처음부터 봤는데 질 것 같았다"며 "중간에 돌 하나 잘 둔 게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시민들은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데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성수(28·학생) 씨는 "일단 1승이라도 거둘 수 있어 다행이다. 인공지능한테 아직은 안 졌다. 우승이야 물건너갔지만 그래도 이겼다는 게 되게 기쁘다"며 "한국인이 이기긴 했지만 한국인이라서라기 보다 그냥 인간이 이겼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다음 대국에서도 담담히 하셔서 저력을 한 번 더 보여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이성문(30·회사원) 씨도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이겼다고 하니 괜히 자부심이 느껴진다"며 "바둑은 잘 모르지만, 또 한 번 이겨서 사람들을 기쁘게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정수(25·여) 씨는 "알파고도 사람이 만든 것인데, 그것도 역시 사람이 만들었다는 데 대단하다"며 "이제 한 번 이겨서 바둑의 흐름을 더 잘 아실 테디 마지막 대국도 아마 잘 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