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하승진, 챔프전 진출에도 웃지 않은 이유는?

KCC 하승진 (사진 제공/KBL)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네요"

전주 KCC가 5년 만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국내 최장신(221cm) 센터 하승진도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후 처음으로 우승 도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웃지 않았다.

하승진은 13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전을 113-92 승리로 장식한 뒤 "오랜만에 챔프전에 올라 아직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 오늘 승리는 기쁜데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승리 소감 및 챔피언결정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하승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하승진은 그 이유를 털어놨다.


하승진은 "오세근 선수가 나와 매치업을 하다가 3차전 막판 리바운드 경합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했다. 오세근이 없다 보니까 아무래도 빈틈이 많아 보였다. 오세근이 있고 없고 차이는 컸다. 오세근이 없었고 강병현 선수도 없고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상대는 경기를 했다. 그래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이정현을 비롯해 인삼공사 선수들이 열심히 잘 싸웠다. 기쁨을 만끽하기보다는 같이 잘 싸워준 안양 선수들에게 박수를 건네고 싶고 존중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4강 플레이오프 대결은 전쟁과도 같았다. 치열한 몸싸움과 신경전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승부가 끝난 뒤에는 서로를 존중하는 동업자로 돌아가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승진이 그랬다.

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전 경기에 결장한 강병현은 KCC 시절 하승진과 누구보다 가까웠던 사이다. 그래서 하승진의 마음이 승리에도 불구하고 가벼울 수만은 없었다.

하승진은 코트에서 최선을 다했다. 23점 13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41점을 퍼부은 안드레 에밋과 더불어 승리의 공신이 됐다. 이제 KCC는 고양 오리온과 우승을 놓고 다툰다. 하승진이 갖고 있는 목표에 대한 도전 의식은 확고하다.

하승진은 "언제 또 통합우승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것 같다"며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 맹수들이 토끼를 쫓을 때도 전력을 다해서 사냥하려고 하는 것처럼, 아, 그렇다고 오리온이 토끼라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전력투구 할 준비가 돼있다는 말이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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