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사상 첫 호남 출신…김병원 농협 회장 14일 취임

농협중앙회 제23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병원 회장 (사진=자료사진)
농협중앙회 제23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병원 회장이 14일 공식 취임한다.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출신인 김병원 회장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 방식이 민선제로 전환된 1988년 이후 최초의 호남 출신 농협 수장이다.

농협중앙회 회장은 전국 235만 명의 회원과 NH농협은행 등 3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342조 원의 거대 자산을 운용한다.

전임 최원병 회장이 연임을 거쳐 무려 8년이나 농협을 이끌었던 터라 김병원 새 회장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농협 기존 정책에 큰 변화를 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최원병 전 회장 체제에서 NH무역과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당장 김 회장 앞에 놓인 현안은 사업구조개편 마무리다.


김 회장은 내년 2월까지 경제사업을 경제지주로 이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협은 금융지주와 더불어 2개 지주회사를 거느리는 '1중앙회-2지주회사' 체재로 개편된다.

김 회장은 애초 회장 선거 과정에서 '경제지주가 소규모인 지역 농협과 사업을 경쟁하면 지역 농협이 피해를 본다'는 이유로 '경제지주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농협 사업구조개편 추진 의지가 강력하고 이미 개편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어서 이를 되돌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사업구조개편에 따른 지역 농협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마다 반복되는 농협 조직원들의 각종 비리를 근절하고 조직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도 김 회장에 맡겨진 중대한 임무다.

(사진=자료사진)
조직 쇄신을 위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이 민선 사상 첫 호남 출신 농협 수장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김 회장이 선거 과정에서 지역 화합을 역설한데다가 실제로 회장 당선에 영남 지역 대의원들의 도움이 컸던 만큼 지역 편중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 김 회장은 오는 4월 총선에서 농협 조직이 정치 개입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책임도 있다.

한편, 회장 당선 직후부터 불거진 선거법 위반 논란이 김 회장에게는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선거법 위반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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