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최종화는 '바뀐 과거에 따라 뒤바뀐 현재'라는 결말을 내놓았다. 과거를 바꾼 재한(조진웅 분)으로 인해 현재의 모든 상황이 달라지게 된 것.
미래를 알고 있었던 재한은 수현(김혜수 분)의 경고에도 선일정신병원으로 서형준의 시신을 찾으러 갔다가 범주(장현성 분)에게 붙잡혀 살해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자신의 미래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동료 형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이후 재한은 수현과 감격적으로 재회했다.
당연히 현재도 달라졌다. 해영(이제훈 분)은 형 선우(강찬희 분)가 '인주 여고생 사건'의 피해자라는 누명을 벗게 돼 가족과 함께 살 수 있었다. 경찰 신분인 것은 맞지만 장기 미제 전담팀도 아니었고, 총에 맞는 위험도 겪지 않아 죽음을 피할 수 잇었다.
문제는 재한이었다. 다시 찾은 재한의 집에 재한은 없었고, 15년 째 실종된 상태였다. 그는 국회의원 장영철(손현주 분)의 죄를 밝히려고 범주를 찾아갔다. 이 때 장영철이 사주한 조폭에 의해 범주는 살해되고 재한은 실종됐다.
해영과 수현을 재한을 찾던 중 재회하게 되고, 서로에게 단서를 남겼던 증거들을 토대로 재한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마지막 장면에는 환자복을 입은 재한의 모습이 등장해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시그널' 최종화 시청률은 10.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 이르러 두 자리 시청률을 넘어섰다. 케이블 채널에서 방송됐지만 지상파 못지 않은 화제성과 저력을 보여줬다.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으로는 평균 시청률 13.4%,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전 회차가 비지상파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시그널'이 이처럼 장르물의 한계를 뛰어넘은 이유는 높은 질의 콘텐츠와 김원석 PD의 뚝심에 있었다.
김 PD는 한 편, 한 편이 영화로 느껴질 정도로 치밀하고 수준 높은 연출을 구현해냈다. 남녀 동료가 함께 수사하다가 '멜로'가 되는 여타 수사물과 달리, '시그널'은 처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여기에 과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배우들의 호연도 한 몫했다. 이런 요소들이 장르물 드라마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시그널'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시그널'은 케이블 드라마 전문 채널 tvN의 무서운 잠재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낸 콘텐츠였다.
시청률은 비록 지상파에 미치지 못했을지라도 화제성 자체는 왠만한 지상파 드라마보다 뜨거웠다. '응답하라 1988'에 이어 '시그널'까지 연속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tvN은 명실상부한 '드라마 명가'로 거듭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