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은 일제강점기 말인 1943년 영문도 모른 채 일본군에 의해 가족의 품을 떠나야 했던 열네 살 정민을 비롯한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 2002년 생존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통해 만난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투자자들이 외면해 시민들이 자금을 모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의 50%를 조달했다.
지난달 24일 개봉, 제작에 착수한 지 14년 만에 빛을 본 '귀향'은 누적 관객 수 28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 작가는 10일 방송된 JTBC 리뷰 토크쇼 '썰전'에서 "영화를 봤다. 사실 부담감이 큰 영화가 아닐까 싶어 망설였는데, 가서 직접 보니 생각보다 덜 고통스럽게 만들어졌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엔딩 크레딧에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주신 분들의 이름, 할머니들이 미술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그린 그림이 올라간다. 눈물이 많이 났고, 수습될 때까지 앉아 있다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 변호사는 "'귀향'이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나라에 민족에 대해 애틋한 동질성을 느끼는 분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단순히 일본 제국주의 만행을 고발하는 영화는 아니다.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991년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실체에 대해) 처음 목소리를 냈는데, 해방 후 46년이 지나서였다"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 입은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수십 년간 지속되어 왔다는 뜻이다. 일본군 만행 못지않게 오랜 세월 침묵해야 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