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에서는 6차례의 맞대결 기회가 있었지만 준플레이오프는 단 한 경기의 결과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회가 나뉘는 만큼 이 한 경기에 최대한 집중해 승리를 챙겨야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필요했던 준플레이오프에 공교롭게도 두 팀 감독은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두 감독 모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경기에 나섰을 때 결과가 좋았다는 이유다.
안방에서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3전 전패했지만 대전 원정에서는 2승을 챙겼던 대한항공의 장광균 감독대행은 “(감독대행이 되고) 아내가 처음 사준 넥타이인데 이걸 하고 두 경기를 이겼다. 결과가 좋았던 만큼 오늘도 기대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장 감독대행 체제로 대한항공이 거둔 4승 가운데 50%를 붉은색 넥타이와 함께 한 만큼 이 경기도 반드시 승리한다는 각오였다.
장 감독대행의 붉은색 넥타이가 개인의 기분 좋은 의미가 담긴 사연이라면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의 붉은색 넥타이는 구단 전체의 기분 좋은 의미가 담긴 특별한 ‘유산’이다.
붉은색 넥타이는 전임 감독인 신치용 단장부터 함께했던 구단의 살아있는 역사다. 신 단장도 지휘봉을 물려주며 자신의 붉은색 넥타이를 물려주려 했지만 말 못 할 사정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결국 삼성화재는 구단 직원들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임 감독에 붉은색 넥타이를 선물하며 승리의 기운을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1라운드 2승4패 후 2라운드도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0-3으로 무릎을 꿇었던 삼성화재는 임 감독이 붉은색 넥타이를 선물받은 뒤 반등에 성공하며 V-리그 출범 후 ‘봄 배구’ 개근 기록을 이어갔다. 임도헌 감독은 “이 넥타이를 매고 7연승도 했다. 오늘 입은 정장과 신은 구두도 성적이 좋았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경기 전 두 감독 모두 승리를 자신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은 삼성화재가 가져갔다. 삼성화재는 3-1(25-21 22-25 25-22 25-18)으로 승리하며 정규리그 2위 OK저축은행과 플레이오프에 나설 자격을 얻었다.
그로저가 양 팀 최다 36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고, 지태환(14득점)과 류윤식(10득점), 이선규(9득점)도 33점을 합작하며 힘을 보탰다. 이 승리로 삼성화재는 대한항공과 포스트시즌 8차례 홈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분 좋은 기록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