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실수로 여겨질 착수는 알파고가 많았다. 하지만 승패를 좌우할 실수는 아니었다.
전날 1국과는 반대 양상이었다.
전날 1국에서 알파고를 흔들기 위해 변칙적인 수를 뒀던 이세돌 9단은 이날 2국에서는 안정을 추구했고, 전날 안정적 착수를 했던 알파고는 오히려 변칙 수를 이어갔다.
판후이 2단과의 5대국과 전날 1국 등 모두 화점 포석을 펼쳤던 알파고는 이날 처음으로 소목 포석을 펼치며 변칙적 공격을 했다.
알파고는 초반 3수째 좌상귀 소목을 차지했으며, 13수째는 손을 빼고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펼쳐 지켜보던 기사들을 놀라게 했다.
이세돌 9단은 5분 가까이 장고를 하다 좌변을 갈라치자, 이에 응수않고 알파고는 다시 우하귀로 돌아와 흑이 한 칸 벌린 곳을 들여다봤다.
우변 백돌에 입구 자로 어깨를 짚은 37수 역시 프로 바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수다.
이세돌 9단은 10분 가까이 장고하다 중앙으로 밀어 올렸으나 알파고는 한 수만 받은 뒤 이번에도 좌하귀로 방향을 틀었다.
전날 1국의 경험 탓에 프로기사들 조차 알파고의 변칙 착수에 '악수다', '의미가 있다' 등 의견이 엇갈렸다.
알파고의 변칙 착수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다음 수와 연관성 가지고 있다 것은 종반에 이를수록 증명됐다.
거의 실수가 없었던 이세돌 9단의 패배에 대해 바둑계는 패착 조차 찾지못한 채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기에 역부족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