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이대호(34)가 본격적으로 백업 1루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미국 시애틀의 지역언론인 '시애틀타임스'는 10일(한국시간) '매리너스의 백업 1루수 경쟁 구도가 헤수스 몬테로와 이대호의 대결 구도로 압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애틀의 주전 1루수는 좌타자 애덤 린드다. 그러나 린드는 좌완투수에게 유독 약하다. 그래서 시애틀은 올해 1루수 자리를 플래툰 체제로 가동할 예정이다. 표면상 백업이지만 사실상 1루의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현재 이대호를 비롯해 헤수스 몬테로, 가비 산체스, 스테판 로메로가 린드와 플래툰으로 기용될 우타 1루수 후보군이다. 스프링캠프가 개막하기 전까지는 한때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몬테로가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대호가 시범경기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연일 깊은 인상을 남기자 몬테로도 개막전 로스터 진입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그러나 이 매체는 우타 1루수 경쟁 결과가 단순히 방망이 때문에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대다수 사람들은 경쟁자들의 애덤 린드의 부담을 덜어주고 약점을 보완해줘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팀의 구성과 벤치 멤버의 관점에서 보면 수비를 얼마나 잘하고 또 신뢰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타격 이상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시애틀과 타 구단 관계자들은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충분히 통할만한 타격 실력을 갖췄다면서 이대호의 수비가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 감독은 현재 이대호의 수비력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몬테로는 한때 약물 스캔들을 비롯한 여러 구설수로 인해 두 차례 출전 정지를 받는 등 악동의 이미지가 있었으나 지난해부터 마음을 다잡았다.
몬테로는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타율 0.355, OPS 0.966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타율 0.223에 그쳤고 특히 좌완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205, OPS 0.576에 머물렀다.
타격만큼은 인정받는 선수다. 서비스 감독도 그의 타격을 높게 평가했다. 게다가 몬테로에 대한 마이너리그 옵션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만약 몬테로가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웨이버 공시가 되면서 타팀에 빼앗길 여지가 있다. 이대호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이 매체는 이대호에게 3월 말 옵트아웃 조항이 있어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경우 그가 자유계약선수가 된다고 소개했다.
한편, '시애틀타임스'는 또 다른 경쟁자 산세츠와 로메로의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