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기에 약한 알파고.. 그런데 2시간 조건으로 제약 없어진 셈
- 그래픽 프로세서에 CPU도 여러 개 사용. 판후이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조건
- 알파고는 4개월 연습해서 판후이 상대, 이번엔 추가로 5개월 맹훈련
- 애초부터 시간문제였다 ; 어차피 인공지능이 이기게 돼 있는 상황
-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의 두뇌를 보완하는 도구
- 인공지능 활용해서 사람이 더 고급스럽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세상 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3월 9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준정 박사 (미래탐험연구소 대표)
◇ 정관용> 오늘 하루 종일 우리 모두가 이 얘기를 했습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충격적 패배. 불계패니까 간단히 말하면 이세돌 9단이 ‘나 졌다’ 돌을 던진 거예요. 과연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가능할까 했는데 이미 넘어섰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좀 허탈한 기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공지능이 펼칠 미래의 세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좀 진지한 고민을 나눠보기 위해서 미래탐험연구소의 이준정 대표를 오늘 모셨습니다. 이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 이준정> 아이고, 반갑습니다.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관용> 이 대표님은 이 대국 있기도 전에 칼럼을 통해서 ‘알파고가 이길 거다’ 이렇게 전망을 하셨죠?
◆ 이준정> 네,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많은 바둑 전문가들과 인공지능 전문가들까지 ‘아직은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다’ 이랬었단 말이에요.
◆ 이준정> 저는 왜 그런 판단을 했느냐 하면요, 대국의 조건이 발표가 되는 순간 아, 이건 전문가하고 상의 안 하고 너무 즉흥적으로 계약을 했다.
왜냐하면 판후이하고는 1시간 제한시간으로 했거든요. 그런데 판후이하고 알려진 게 5판 뒀다고 하지만 네이쳐 지 논문을 보면 10판을 두었어요. 그런데 5판 정식으로 두고 5판은 속기바둑을 두었거든요. 30초에 한 수씩 두는. 그런데 그때 알파고가 2판을 졌어요.
◇ 정관용> 30초씩 할 때?
◆ 이준정> 네, 속기바둑에서는.
◇ 정관용> 그런데 1시간 제한시간에서는?
◆ 이준정> 다 이겼죠.
◇ 정관용> 5판을 다 이겼다?
◆ 이준정> 다 이겼죠. 뭘 의미하느냐 하면 알파고가 이 전체의 판세를 보는 눈은 뒤떨어진다. 그래서 계산으로 보완을 했는데 계산시간이 충분하면 그걸 사람을 충분히 능가할 수도 있겠지만 30초라는 짧은 시간에 바둑의 오묘한 수를 다 계산하기에는 어렵다. 그렇게 볼 수가 있는데 2시간을 했단 말이에요.
◇ 정관용> 이번에 제한시간이 각각 2시간.
◆ 이준정> 보통 프로바둑을 그렇게 하잖아요. 그 2시간, 1시간 늘은 게 두 배의 효과가 늘은 것이 아니고요. 컴퓨터의 계산능력으로 봐서는 4배가 될 수도 있고 8배도 될 수 있거든요. 그 시간제한만 2배 늘리면 실력이 4배, 8배 되는 것과 똑같은 거죠.
또 하나 차이점이 뭐냐 하면 지난번 판후이하고 대결할 때는 CPU를 하나만 썼습니다. 그러니까 머리를 하나만 쓴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크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서 머리를 막 여러 개를 썼어요. 동시에 CPU가 여러 개, 그다음에 그래픽 프로세서까지 같이 연동하도록 해놓았거든요. 그래픽 프로세스는 그림을 보거든요. 판을 보는 힘이 생기거든요. 그러니까 옛날 판후이하고 대결할 때하고는 게임이 안 되는 그런 조건으로 대결하기로 약속을 한 거거든요. 그래서 아, 이건 이세돌이 너무 치기로 조건을 건 거다. 이건 사람이 아닌데 좀 알아보지 않고.
◇ 정관용> 그런데 지난번 유럽 챔피언 판후이. 프로 2단 정도의 실력이라고 그랬고 판후이와 대결한 알파고의 수나 이런 것도 바둑 전문가들이 또 분석을 해봤을 것 아니에요.
◆ 이준정>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수나 이런 게 아직은 9단 수준까지는 안 된다, 이랬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시간, 그다음에 여러 개의 CPU. 이 조건이 달라지면 전혀 다른 거다?
◆ 이준정> 네. 그다음에 더 무서운 건 지난 한 5개월 동안에 얘는 계속 바둑을 뒀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준정> 사람은 바둑을 쉴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지만 컴퓨터는 24시간, 일주일 내내, 5개월 내내 계속 바둑을 두어서.
◇ 정관용> 실력이 일취월장한다.
◆ 이준정> 왜 그런 말씀을 올리냐면 이 알파고가 맨 첫번에 게임을 아타리라는 게임하고 붙었거든요. 그런데 아타리가 무슨 로직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고요. 모니터의 픽셀 있잖아요. 픽셀을 보고 읽는 거예요, 이 컴퓨터가. 그래서 게임방법은 몰라도 픽셀이 움직이는 걸 보고 아, 이렇게 하니까 이기는구나. 그건 자기가 밑에 총을 쏘잖아요. 아타리에게. 그래서 계속 움직이면서 총 쏘는 걸 하룻밤 공부해서 다 이겨버렸어요. 그 다음날.
◇ 정관용> 시작할 때 그랬습니까?
◆ 이준정> 아무 것도 모른 상태에서 그렇게 이겼고. 게임을 이해하는 능력이 컴퓨터는 얼마든지 많이 학습을 해서 그걸 쉽게 극복할 수 있고 판후이하고 바둑이랑 같이 4개월 연습해서 둔 거거든요.
◇ 정관용> 그게 4개월밖에 안 됐어요?
◆ 이준정> 네. 그런데 지금 5개월도. (웃음) 이걸 이긴다고 생각하면 난센스고. 오늘 제가 듣기로, 직접 보지는 못 했지만 알파고도 2번 정도 실수를 하고 이세돌도 2번 정도 실수를 했다. 실수를 언제 했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바뀔 수도 있었겠지만 첫번에 들어가는 도입부가 대단했습니다. 알파고가.
◇ 정관용> 바둑 좀 두세요?
◆ 이준정> 좀 두죠. 잘은 못 두지만.
◇ 정관용> 몇 급쯤 두세요?
◆ 이준정> 3급 정도 둡니다.
◇ 정관용> 3급이면 그래도 꽤 수준급이신데.
◆ 이준정> 그래도 프로 9단이 해설하는 걸 들었으니까.
◇ 정관용> 그리고 우리가 지금 바둑 전문가를 모시고 제가 지금 바둑 해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게 중요한 건 아닙니다만 어쨌든 실수라고 하든 뭐든 컴퓨터는 실수가 없다 했지만 알파고도 실수가 있었다고 분석이 되고 있고 이세돌도 실수. 그러나 그 모든 게 다 합해야 실력 아닙니까?
◆ 이준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실력에서 진 거죠? 그건 부정할 수 없는 거죠?
◆ 이준정> 네. 졌습니다.
◇ 정관용> 우리 제작진 가운데 일부는 사람은 다 죽어야 되는 거냐, 이런 얘기까지 하던데. 제가 지금 방금 우리 소장님 말씀을 듣고 퍼뜩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아, 이건 시간 문제였겠구나. 어차피 인공지능은 이기게 돼 있는 거였구나.
◆ 이준정>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게 빨리 더 인공지능 실력이 올라갈수록 인간에게는 굉장히 도움이 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래요? 진짜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무서운 결과가 오는 건지 오늘 그 얘기를 하려고 모신 건데. 먼저 방금 얘기한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과거에 있었던 다른 바둑 프로그램도 있고 체스 챔피언 이긴 것도 있고 그거랑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부터 좀 알려주세요.
◆ 이준정> 우선 바둑 프로그램끼리 바둑대결을 한 9년 정도 일본에서 일본의 전기통신대학이라는 게 있어요. 거기에서 세계에서 바둑 프로그램끼리 모아서 대결하는 게 있었어요. 한 9년쯤 됐는데, 작년까지. 주로 프랑스 프로그램이나 일본 프로그램이나 이런 것들이 이겼어요.
그런데 작년에 우리나라에 바둑 프로그램이 돌바람이라는 게 있어요. 우리나라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건데 거기에 가서 준우승을 했어요. 3년 전부터 우승 프로그램하고 준우승 프로그램은 일본 최고의 기사하고 4점 바둑을 봤어요.
◇ 정관용> 4점 깔고.
◆ 이준정> 4점 깔고. 그 정도 실력 차이가 있다고 본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바둑 프로그램이 4점을 미리 깔고 두는 거죠?
◆ 이준정> 그렇죠.
◇ 정관용> 그만큼 실력이 뒤쳐진다는 거죠?
◆ 이준정> 네, 그러니까 아마추어하고 프로의 대결 수준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 4점 깔고 연속 3년을 프랑스의 크레이지 스톤이라는 프로그램이 최고의 기성이나 이런 사람들을 이겼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게 우승을 했는데 지난해에. 준우승 한 게 우리나라 돌바람. 돌바람이 4점 역시 깔았죠. 누구냐 하면 상대가 유명한 조치훈입니다. 조치훈 기성은 일본의 모든 바둑대회에서 한 번씩 우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에요. 일본에서 최고입니다. 현역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을 4점 놓고 이겼다는 건 대단한.
◇ 정관용> 돌바람이 이겼어요?
◆ 이준정> 네, 이겼습니다. 그리고 돌바람이 작년에 12월에 중국에서 또 벌어진 바둑 프로그램 간의 대회에서 1등을 했어요. 이번에. 최신 기록으로 보면 돌바람이 1위입니다.
◇ 정관용> 바둑 프로그램으로만 보면? 그런데요?
◆ 이준정> 네. 그런데 1등을 했던 크레이지 스톤이 연거푸 한 2년 정도 이겼으니까 나 이번에는 돌을 하나 줄이면 어떨까. 준우승도 4개 깔았으니까, 이번에는 1등이니까 3개만 깔자.
◇ 정관용> 3점만 깔자.
◆ 이준정> 그러고 조치훈과 붙었는데 조치훈한테 불계패 당했거든요. 그런데 그만큼 갭이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이런 바둑 프로그램들은 몬테카를로 방식이라고 해서 모든 그 전에 두어진 바둑판들의 모든 수를 다 입력해 놓고 그런 상황에 맞추어서 맞바둑을 두는 거거든요. 그런 상황이 오면 거기에 맞는 수를 골라서 이렇게 두어왔어요. 그런데 이번에 알파고는 거기에 플러스 뉴럴 네트워크, 신경망 인공지능 기법을 플러스한 거예요.
◇ 정관용> 신경망 인공지능.
◆ 이준정> 네, 신경망.
◇ 정관용> 이건 뭐예요?
◆ 이준정> 그게 우리 두뇌를 모방한 건데요. 두뇌가 뇌신경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그게 한 가지만 연결된 것이 아니라 2차, 3차로 이렇게 연결이 되면서 가장 합리적인 추론을 해 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름망이라고 할까. 하나씩, 하나씩 조건을 주고 거름망을 통과하면서 최종 가장 합리적인 원하는 답을 추구하는 방법인데 사실은 보통 한 계층이 서너 계층 정도 보통 했었거든요.
◇ 정관용> 3단계, 4단계를 거친다는 거죠.
◆ 이준정> 네. 그런데 어느 한계 이상을 극복하지 못했어요, 기술적으로. 그래서 그 기술이 별로 발전하지 못 했었는데 캐나다에서는 정부가 그 연구를 계속 하도록 지원을 20년 했어요. 그래서 한 10년 사이에 그 기술이 갑자기 늘어났는데 어떻게 했느냐 하면 이 계층을 더 많이 늘려본 거죠. 그걸 딥러닝이라고 하는데 쉽게 많이 학습시켰다는 이거죠.
그렇게 해 보니까 구글이 맨 처음에 그걸 해봤는데 그림, 이미지를 분석하는 능력이 생기더라는 거죠. 이미지를 분별하는. 무작위로 던져놓고 여기에서 고양이를 골라내라 하면 고양이를 골라내는 거죠. 그런 이미지를 추출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을 보고 아, 이건 예전의 인공지능하고 좀 다르다 해서 그게 지금 급격하게 한 2, 3년 사이에 발전하고 있거든요.
이것도 마찬가지로 그걸 썼어요. 썼는데 사람하고 프로그램하고 차이가 뭐냐 하면 사람은 판세를 보는 능력이 있다고 하잖아요. 전체 그림을 보는 능력. 계산만 하는 게 아니고. 초반에 바둑을 둘 때 보면 이렇게 그려지잖아요, 머릿속으로. 이건 흑이고 여긴 백이고 이렇게. 그런데 그전의 프로그램들은 그런 게 없었죠. 그냥 단순히 점만 계산하고 옆에 바둑이 어디 오는지만 신경을 쓰고 큰 그림은 못 봤잖아요.
◇ 정관용> 이제 큰 그림을 봐요, 알파고가?
◆ 이준정> 네. GPU라고 해서 그래픽 프로세서가 들어 있어요. 그래서 큰 그림을 보고 정책망이라는 게 그 큰 그림을 보고 판단하는 거죠. 아, 지금 내가 세력을 쌓고 있고 상대방은 실리를 취하고 있다.
◇ 정관용> 그런 것까지 알아요?
◆ 이준정> 그걸 아는 거죠. 판단하고 아, 내가 지금 이렇게 해서는 판이 지겠구나. 그러면 좀 휘저어서 상대방을 교란시켜서 승수를 잡아봐야 하겠다든지.
◇ 정관용> 그것까지 판단을 해요?
◆ 이준정> 그 판단을 하는 거죠. 정책망이라는 게.
◇ 정관용> 진짜 사람하고 거의...
◆ 이준정> 똑같아요. 오늘 증명이 된 거예요. 그다음에 바둑돌 하나하나마다 이 바둑돌이 이어져서 최종까지 갔을 때 이 바둑들이 승리를 잡는 데 기여하는 퍼센테이지가 몇 %인가. 그게 지난 작년에 판후이하고 할 때 57%까지 확률을 잡았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더 높은 확률을 잡은 가치 있는 점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발표는 안 했지만. 그 정도 5개월 더 했으니까. 그래서 사람 정도의 능력, 아니, 이세돌하고 해서 이겼으니까 이세돌 정도의 실력이 있는 거죠. (웃음)
◇ 정관용> 오늘 어쨌든 알파고는 만들어져서 4개월 만에 판후이를 이긴 것이고.
◆ 이준정>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5개월이 지났으니 그때 알파고랑 비교해서는 절대 안 된다.
◆ 이준정> 절대 아니죠.
◇ 정관용> 또 한 가지는 기존에 아까 소개해 주신 돌바람 등등의 바둑 프로그램은 바둑만 할 줄 아는 거잖아요.
◆ 이준정> 그렇죠. 이 판세를 못 보죠.
◇ 정관용> 그러니까 판세뿐 아니라 바둑 외에 다른 데는 적용을 못 하는 거잖아요.
◆ 이준정>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제가 듣기로 이 알파고는 바둑만을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아니라고 들었어요.
◆ 이준정> 네.
◇ 정관용> 그럼 이 인공지능으로 다른 걸 할 수도 있다는 겁니까?
◆ 이준정> 우선 그 사람의 주장이 뭐냐 하면 아타리가 했던 인공지능하고 이번 바둑을 둔 인공지능하고 똑같은 거라는 거죠. 아타리를 위해서 따로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아니고.
◇ 정관용> 맨 처음에 아까 말씀하신 총 쏘는 게임.
◆ 이준정> 네, 그 게임별로 별도로 인공지능, 룰을 갖다 입력시킨 것이 아니고 그냥 프로그램이 그 판을 보고 룰을 이해하고 사람같이 익혀서 바로 실력을 학습해서 실력을 쌓고 그 학습한 걸 또 기초로 더 나은 새로운 정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 정관용>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 이준정>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이렇게 자꾸 성장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이 알파고를 가지고 또 무엇을 할 수 있어요, 예를 들면?
◆ 이준정> 제가 볼 때는.
◇ 정관용> 증권 어느 종목에 투자하는 게 돈 많이 벌까? 이런 거 맡기면 얘도 합니까, 알파고가?
◆ 이준정> 아직은.
◇ 정관용> 아직은 그건 못 해요?
◆ 이준정> 제가 잘 모르지만 일단은 그래픽을 중심으로.
◇ 정관용> 아, 그래픽.
◆ 이준정> 신경망 회로니까 지금 구글 같은 경우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로봇회사를 사서 로봇을 개발하고 있거든요. 그 로봇에 머리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로봇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이 뭐냐 하면 3차원으로 눈앞에 보이는 카메라에 보이는 사물들을 판단하는, 인지하는 능력이거든요. 그게 제일 필요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준정> 그런데 아직 그런 능력이 없거든요, 로봇들이. 제일 급선무는 그거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이게 발전하면 로봇의 시각능력으로 발전시켜야 되지 않느냐.
◇ 정관용> 로봇의 시각능력. 그리고 시각능력뿐 아니라 말씀해 주신 정책망을 통해서 또 가치망을 통해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 전략적 시뮬레이션 이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거잖아요.
◆ 이준정> 그렇습니다. 그게 다 응용이 가능한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이런 식의 인공지능이 펼칠 앞으로의 미래, 우리 이준정 대표께서는 간단히 유토피아적으로 보십니까, 디스토피아식으로 보십니까? 즉, 미래가 인간한테 좋을 것이라고 보세요, 어쩌면 인간에게 아주 암담한 미래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 이준정> 저는 어디를 가도 그런 얘기를 하는데요. 우리에게 미래는 밝다.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왜 그러냐 하면 기술이 계속 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왜 그런 말씀을 드리냐면 우리 문명은 계속 발전해 왔습니다. 선사시대부터. 그런데 그 발전의 수단이 뭐였는가 한번 생각을 해 보면 결국 문명의 도구였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준정> 글자도 그렇고 언어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컴퓨터도 그렇거든요. 인공지능도 똑같다는 거죠. 결국 인간의 두뇌를 보완하는 도구인 것이지.
◇ 정관용> 도구일 뿐이다.
◆ 이준정> 그렇죠. 그게 인간을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제가 2단계로 질문을 드릴 텐데 먼저 1단계 질문입니다. 그런데 이 도구가 기존에 있던 도구와는 좀 차이가 있어서 대부분의 지금 인간이 하고 있는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이런 전망 나오지 않습니까? 제가 조금 아까 증권투자, 종목추천. 심지어는 기업체 CEO, 무슨 스포츠경기의 심판 이런 역할을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할 거라는 전망이 막 나오고 있잖아요.
◆ 이준정> 이미 하고 있는 데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잖아요. 그러면 사람들은 이제 무슨 일을 합니까? 다 일자리에서 쫓겨날 것 아니에요.
◆ 이준정> 그래서 제가 계속 말씀드릴 건데 만약 알파고를 제가 들고 바둑을 둔다면 제가 이세돌 바둑왕처럼 두지 않을까요?
◇ 정관용> 그렇죠. 이기겠죠. 오늘 결과를 놓고 보면.
◆ 이준정> 모든 기술은 어느 전문가에만 귀속되는 게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 정관용> 보편화된다?
◆ 이준정> 보편화될 수 있는 거거든요. 그 이야기는 우리 문명이 그랬듯이 우리 수준이 계속 업그레이드되는 수단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어느 한 사람만 인공지능에 국한되는 게 아니고.
◇ 정관용> 활용하는 게 아니고.
◆ 이준정>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정도로 역량이 부과가 되는 거예요. 어떤 식으로든 간에.
◇ 정관용> 모두가 그걸 활용한다.
◆ 이준정> 그렇죠. 그러면 판단이 점점 고급스러워지는 거죠. 사회가 점점 럭셔리하게 되고 잘 살게 되고. 수단이 고급화되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손에 스마트폰, 컴퓨터 하나씩 들고 일하듯이 누구나 인공지능 하나씩 들고 일하게 된다?
◆ 이준정> 네, 당연합니다.
◇ 정관용> 아니, 사람을 아예 쫓아내고 인공지능을...
◆ 이준정> 아니죠, 아니죠.
◇ 정관용> 그렇게 안 하나요?
◆ 이준정> 네. 생각해 보세요. 의식주 등, 인간이 살아오는 동안에 그런 모든 변수는 변하지 않았다고요. 그런 기본적인 것들은. 집, 변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옛날 집보다 지금 집은 훨씬 더 살기 좋게 돼 있죠.
◇ 정관용> 그렇죠.
◆ 이준정> 똑같은 식으로 직업도, 예를 들어 매스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더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이용하면.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도 가르치는 선생도, 기업에서 영업을 하는 영업사원도 또 생산하는 생산직 직원도 다 인공지능 활용하면 기존에 자기가 할 수 있던 일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어요.
◇ 정관용> 그럴까요?
◆ 이준정> 당연한 거죠.
◇ 정관용> 아니, 그런데 생산직 현장에서는 기계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 일자리를 잃었지 않습니까, 역사적으로. 실제 그랬잖아요.
◆ 이준정> 아니에요. 그건...
◇ 정관용> 과거에 삽으로 땅을 팔 때 1000명씩 썼던 인력을 포크레인이 나오고 나서는 거기에 사람 1명 투입되거든요. 999명이 일자리 잃었잖아요.
◆ 이준정> 그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 정관용> 아니, 죽지는 않았습니다마는.
◆ 이준정> 어디 다른 거, 다른 일을 할 거예요.
◇ 정관용> 다른 일을 하겠죠? 그럼 지금의 다른 사무직, 전문직들은 또 다른 일을 하러 갑니까?
◆ 이준정>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사람에게 필요한 요소들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거죠. 세월이 변해도. 그러나 그것이 형태가 바뀐다고 했을 때 바뀌는 방법이 도구를 이용해서 바뀔 가능성이 있고 그러다 보면 예를 들어서 지금 필요한 사람 수보다 줄어들겠죠. 줄어들고.
◇ 정관용> 네, 일자리는 줄 거예요.
◆ 이준정> 나머지 사람들은 그러면 그냥 그 자리에서 주저앉는 것이 아니고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 정관용> 새로운 영역으로.
◆ 이준정> 그런 식으로 계속 인간의 영역이.
◇ 정관용> 넓어진다?
◆ 이준정> 작은 마을에서 시작해서 큰 도시로 또 세계적으로 서로 엉키듯이 증가하듯이 우주로 팽창하고 잠재력이 점점 커지는 거죠. 그러니까 한 사람당 해야 될 일의 로드가 점점 많아지는 거예요.
◇ 정관용> 그렇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하니까 쉽게.
◆ 이준정> 감당할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좋습니다. 그러면 2단계 질문인데요. 이게 어쩌면 더 위험할 수도 있는 게 인공지능을 연구하시는 전문학자들이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 이렇게 구분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거론하는 건 전부 약한 인공지능 단계래요.
강한 인공지능은 인공지능 스스로 새로운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시대. 그 시대가 오면 인간의 통제를 받지 않는 인공지능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그 인공지능이 자기들의 합리적 판단에 의해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사람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면 인공지능이 사람을 없애는 로봇을 만들 수도 있다. 이런 전망 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준정> 그런 얘기를 제가 함부로 하면 상당히 위험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제 소견을 밝히면 그런 주장 하시는 분은 너무 한 면만 보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물론 여러 분야의 철학자든 윤리학자든 여러 사람의 의견이 모아져야 하겠지만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흔히 영화를 보면 로봇이 막 사람을 해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제일 무서운 게 뭐냐 하면 인공지능이 사람과 같이 감정을 갖게 되는 겁니다. 감정이라는 건 뭐냐 하면 놀라거나 화나거나 기쁘거나 행복해 하거나.
◇ 정관용> 누구를 미워하게 되거나.
◆ 이준정> 미워하거나 그런 거죠.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그건 결국 어떤 레벨을 사람이 정해줘야지 그게 가능하잖아요, 인공적으로.
◇ 정관용> 인공지능이 스스로 인공지능을 만들면 그 레벨이 의미가 없어지잖아요.
◆ 이준정> 아니죠. 어쨌든 처음에 세팅이 되어야 하는 거예요.
◇ 정관용> 아, 그런가요?
◆ 이준정> 세팅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이 프로그램에게 이 정도 레벨의 입력이 너무 넘치면 이건 화난 거다. 이것보다 밑이면 우울한 거다. 예를 들어서 우리 도파민이 작용하듯이 똑같이 그런 변수를 줄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게 표준이 없다는 거죠. 노하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이준정> 기뻐하는 수준도 다르고 좋아하는 것도 다 레벨이 다르다고요. 그걸 어떻게 일률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요, 그런 방법이. 그래서 물론 우리가 두뇌도 이해를 못 하지만 설령 이해했다 하더라도 그걸 인위적으로 레벨을, 정할 수는 있겠지만 의미가 없다는 거예요.
더 문제가 되는 것이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인류문명은 항상 새로운 가치를 추구해 오면서 발전해왔거든요. 기존의 가치를 계속 고수하면 전혀 발전할 수가 없어요. 우리가 발전해 온 건 항상 새로운 가치 때문에 발전했는데 그런 새로운 가치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것이고 어떤 일정한 감정을 가둬두면 안 된다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제부터 우리 인간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새로운 가치, 또 그 새로운 가치에 입각한 사회질서에 필요한 제도들. 이걸 궁리하고 모색해야 하겠군요.
◆ 이준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인공지능을 누구나 쓰게 되는 그 세상에 맞는 새로운 가치, 새로운 제도를 이걸 고민하면 된다?
◆ 이준정> 네. 아까 교수님도 말씀하셨듯이 인공지능은 정치가도 써야 하고 행정가도 쓰고 대통령도 쓰고 학생도 쓰고 노인도 쓰고 젊은이도 쓰고 다 써야 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부디 이준정 대표가 생각하시는 그런 밝은 미래가 정말 오기를 바라고요. 어쨌든 오늘 기분이 별로 안 좋은 날인 건 사실입니다.
◆ 이준정> 저는 좋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쓸 수 있는 도구가 빨리 발전하고.
◇ 정관용>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마는 그래도 내일은 이세돌 9단이 한번 이겨줬으면 싶은 마음도 있어요.
◆ 이준정> 그런데 모든 전문가 얘기가요. 이세돌 9단이 진다면 후반부에 지지 않겠느냐. 왜냐하면 컴퓨터가 프로그램이...
◇ 정관용> 또 공부를 했을 테니까.
◆ 이준정> 네. 그런데 첫판에 졌잖아요.
◇ 정관용> (웃음) 그러면 5:0으로 질 것이다?
◆ 이준정> 아마 제가 생각하는 건.
◇ 정관용> 어머나. (웃음) 그래도 저는 일단 내일 한번 이겨주기를 바라겠습니다.
◆ 이준정> 네. 재미있게 됐습니다.
◇ 정관용> 미래탐험연구소 이준정 대표 오늘 고맙습니다.
◆ 이준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글쎄요. 왠지 슬퍼지는 건 저만의 마음일까요? 여러분도 그런 생각 좀 드시죠? 그러나 또 이걸 통해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한 번 더 진지한 고민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그런 계기점이 된 것만큼은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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