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어르신들이 설렘 가득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 전남CBS 김유리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7학년 9반 박수학입니다. 부끄럽지만 공부가 소원이라 왔습니다."
광양노인복지관은 지난 7일 26명의 신입생 어르신을 위한 입학식을 열었다. 입학식은 국민의례, 교과서 및 학용품 전달, 교육 소개, 어르신 자기소개 순으로 이어졌다.
김두인씨가 신입생 대표로 교과서와 학용품을 받고 있다. (사진 = 전남CBS 김유리 아나운서) 문해교육에 참여하게 된 박오순(75)씨는 "아들 집에 갔을 때 손녀가 '책 읽어주세요' 하면 모른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3살 먹은 손녀딸이 선글라스를 가져오면서 이거 쓰고 읽어달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읽어주지 못한 할머니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3년간 열심히 하면 이제 태어난 손녀는 책을 읽어줄 수 있겠다 싶어서 배우러 왔어요"라고 말했다.
광양시는 비문해 성인을 위해 마을로 찾아가는 성인문해교실과 초등학력인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7년부터 찾아가는 성인문해교실을 진행했으나, 학습능력 인정을 원하는 어르신들의 요청으로 지난 2013년 초등학력을 인정하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문해교육은 3단계의 과정으로 3년 동안 진행된다. 1단계는 초등학교 1∼2학년 과정, 2단계는 3∼4학년, 3단계는 5∼6학년 과정의 내용을 배운다.
문해교육 수업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사진 = 광양시) 처음 교육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두려움과 부끄러움 때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수업이 진행될수록 어르신들은 일상생활과 삶의 태도에서 많은 변화를 경험한다.
3년 동안 공부해 초등학력을 취득한 백본심(75)씨는 "자신감! 항상 위축되고 뒤로 갔었는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모든 것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요. 우리가 살아온 과정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태양을 보는 삶이 나에게 주어지지 않았나 싶어요. 참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을 몰랐던 어르신들은 문해교육을 통해 간판 읽기, 은행 입·출금, 이름 작성 등이 수월해졌다며 일상생활이 새롭고 좋다고 표현했다.
문해교육을 받은 안형남 어르신의 글 (사진 = 광양시) 광양시는 3년 동안 문해교육을 이수한 49명 어르신을 위해, 지난 24일 제 1회 졸업식을 열렸다. 시청에는 그동안 어르신들이 공부한 시화전 작품들이 전시됐고, 어르신들의 학력취득을 축하하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문해교육을 통해 글 쓰는 기쁨을 알게 된 어르신들은 졸업 후 시인, 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제1회 졸업생인 5명의 어르신들이 '내 인생의 봄'이라는 수필집을 발간했다. (사진 = 광양시) 문해교육은 매년 1∼2월 읍면동 주민센터를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 후 광양노인복지관, 중마노인복지관 중 가까운 곳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광양시는 용기가 부족해 문해교육에 도전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마을 이장님들과 만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많은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