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그라운드 밖 유니폼 전쟁, 설레는 팬心

팬과 선수가 만든 유니폼 출시에 큰 호응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이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의 대장정에 나선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대전 시티즌과 부산 아이파크가 2부리그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되고, 상주 상무와 수원FC가 승격하며 새로운 구성, 새로운 대진으로 축구팬을 찾아간다.

특히 올 시즌은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각 클럽이 특별한 의미를 담은 유니폼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모든 클럽이 연고지와 클럽의 정체성, 팬의 요구를 담은 유니폼을 출시해 더 큰 호응을 얻었다.

FC서울의 새 시즌 홈 경기 유니폼 '더블 프라이드'는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고 느낀 결과를 직접 제작에 반영한 제품이다. 황진환기자
◈선수의 아이디어가 실제 유니폼으로, 서울의 ‘더블 프라이드(Double Pride)’

올 시즌 FC서울은 홈 경기 유니폼을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달리 사용한다. 이름도 두 개의 유니폼을 사용한다는 의미를 담아 ‘더블 프라이드(Double Pride)’라고 지었다.


두 유니폼은 전통의 검은색과 빨간색 세로줄 무늬를 사용했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리그 유니폼은 검은색 차이나 옷깃을 활용했고, 가슴 중앙에는 2015년 FA컵 우승 기념 패치를 달았다. AFC 챔피언스리그 유니폼은 하얀색 옷깃을 달아 차별화를 뒀다. 왼쪽 소매에는 한국을 대표한다는 의미의 태극기도 달았다.

이 유니폼을 제작한 스포츠용품업체 ‘르꼬끄 스포르티브’ 디자인팀 관계자는 “구단의 요청으로 주간과 야간, 주중과 주말로 나눠 사용하겠다는 구단의 요청이 있었다”면서 “총 14개의 디자인이 만들어졌고, 최종적으로 현재 공개된 두 개의 유니폼이 채택됐다”고 설명했다.

디자인이 14개나 만들어진 배경은 크게 ‘서울의 세로줄 무늬’와 1882년부터 축구 유니폼을 만든 르꼬끄 스포르티브가 그동안 만들었던 여러 유니폼을 바탕으로 세로 줄무늬의 개수와 줄 간격을 고려해 다양한 디자인이 탄생할 수 있었다. 여기에 직접 디자이너가 최용수 감독과 서울 선수들을 만나 기존 유니폼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를 실제 유니폼에 도입했다.

결국 서울도 최종 1개의 디자인을 채택하려다 마지막 선택을 바꿔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다른 형태의 유니폼을 사용하기로 했다. ‘르꼬끄 스포르티브’ 디자인팀 관계자는 “여성팬은 AFC 챔피언스리그 유니폼을, 남성팬은 K리그용 유니폼을 선호한다. 두 개의 유니폼이 출시되는 것이 이례적인 만큼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성남은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출발한 이후 팬들의 목소리를 구단 운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새 시즌 홈 경기 유니폼 '로얄 블랙' 역시 제작과정에 팬들의 의견이 포함됐다. 황진환기자
◈팬의 간절함을 담았다, 성남의 ‘로얄 블랙(Royal Black)'

지난 시즌 파격적인 검은색 홈 유니폼으로 축구팬 사이에 화제가 됐던 성남FC. 처음 공개될 당시만 해도 해당 유니폼을 입는 선수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정도로 파격적인 시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성남은 ‘그라운드의 저승사자’라는 듣기 좋은 평가를 들으며 시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상위 스플릿에 진출, 최종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성남은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구단을 상징하는 까치의 색을 활용해 ‘블랙’ & ‘화이트’로 유니폼을 완성했다. 성남의 유니폼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성남 축구의 부흥을 꿈꾸는 팬들의 오랜 갈망을 담았기 때문이다. 성남의 오랜 팬인 만화작가 김근석씨와 지난 시즌 성남의 홈경기 포스터 디자인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이로운씨가 직접 제작과정에 참여했다.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일화 시절부터 팬이었다고 소개한 이로운 씨는 “성남의 유니폼은 전통적으로 디테일이 부족했다. 팬의 한 사람으로 그런 면에서 다른 구단이 부럽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유니폼은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성남의 새 유니폼 ‘로얄 블랙(Royal Black)’은 축구종가의 축구 브랜드 엄브로에서 제작했다. 이 디자이너는 엄브로가 만든 ‘로얄 블랙’의 큰 그림에 세세한 포인트를 두는 작업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유니폼 안쪽에 새겨진 성남의 홈구장 탄천종합운동장과 하트문양의 연고지 패치다.

“성남의 유니폼은 다른 팀 팬들에 놀림당하는 결과물이었지만 개선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구단이 되고 나서는 상당히 달라졌고, 팬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는 이로운 디자이너는 “팬들이 갈구했던 것을 충족하는 결과물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100점 만점에 95점을 주겠다. 부족한 5점은 앞으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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