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승패의 3대 변수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33) 9단-구글 알파고(AlphaGo) 세기의 대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간의 세기의 대결에서 승패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과연 무엇일까?

바둑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장단점을 분석한 결과 포석과 변칙, 시간을 3대 변수로 꼽는다.

우선 알파고의 최대 약점은 초반 포석이다. 바둑 진행이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대라는 점에서 좋은 수를 찾아내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한계 때문이다.

지난해 개최된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에서도 알파고는 초반 포석에서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정확한 계산과 수읽기로 상대의 허점을 노려 후반에 역전을 일궈냈다. 따라서 이세돌은 초반에 알파고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게임을 리드할 필요가 있다.


알파고는 지난 수천년의 기보를 입력할 정도로 막대한 정보로 무장한 인공지능이다. 단순한 정석은 완벽하게 무장했기 때문에 정석과 사활만 가지고는 이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때문에 '변칙'이 또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알파고가 3천만 가지의 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뽑아 사용한다지만 바둑 고수들에게는 흔들기와 버티기라는 변칙적인 무기가 있다.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사석작전도 있고 응수타진도 있다.

겉으론 악수처럼 보이지만 묘수가 되는 등 변화무쌍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따라서 변칙의 달인인 이세돌 9단의 의외의 수에 알파고가 얼마나 적응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시간도 중요한 변수다. 이번 대국은 제한 시간이 2시간이란 점에서 계산 능력이 매우 뛰어난 알파고가 시간적인 측면에선 한층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계산능력이 완벽하기 때문에 시간 제약에도 불구하고 종반에선 거의 역전하기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시간적인 압박과 고통에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을 유지한 채 실수를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이세돌 9단도 "실수를 줄이기 위해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1시간여 뒤면 '인류 대 인공지능'의 역사적인 대결을 위한 주사위는 던져진다. 과연 승부가 싱거운 불계로 끝날지, 치열한 계가로 이어질지 지구촌의 인류가 손에 땀을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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