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슛 훈련을 시작한 가운데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외인 센터 찰스 로드(201cm)를 따로 불렀다. 이후 통역과 함께 약 30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사실상 특별 면담이었다.
로드는 전날 1차전 58-80 완패의 빌미를 제공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날 로드는 팀 최다인 18점에 15리바운드를 올리긴 했다. 그러나 사실상 승부가 갈린 1쿼터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로드는 센터 포지션임에도 1쿼터 3점슛을 2개나 쐈다. 확실한 리바운더가 외곽에서 플레이한 것부터 의아한 부분인 데다 슛도 모두 빗나가면서 1쿼터 12-22, 10점 차 열세의 빌미를 제공했다. 초반부터 밀린 인삼공사는 결국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후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로드가 지키라는 골밑 대신 외곽에서 슛을 쏘는 하지 말아야 할 플레이를 펼쳤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그렇게 안을 지키라고 했는데 정말 미치겠다"고 안타까움마저 내비쳤다.
로드가 외곽에서 슛을 쏜 것은 상대 에이스 안드레 에밋의 1쿼터 3점 3방 때문이었다.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 로드는 맞불을 놨지만 공은 림을 외면했다. 1쿼터에서 밀린 인삼공사는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로드가 외곽에서 떡 하고 버티니까 우리 가드와 슈터들이 움직일 공간이 부족했다"면서 "제대로 된 슛 기회가 나오지 않으니 야투 성공률이 떨어졌다"고 패인을 짚었다. 이날 인삼공사는 아투율이 33%로 KCC의 47%에 적잖게 뒤졌다.
9일 2차전에서는 다르게 간다는 전략이다. 김 감독은 "로드가 1차전에서 2대2 게임 때 안으로 파고 들지 않고 외곽에서 서 있더라"면서 "그러나 2차전에서는 픽앤롤을 제대로 하겠다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골밑에서 버텨줘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1차전에서 인삼공사는 하승진에게 16리바운드 15점을 내주며 골밑에서 밀렸다. 리바운드 숫자에서 37-48로 열세였다. 하승진에 허버트 힐(203cm)까지 있는 KCC를 상대로 로드가 바깥에 머물면서 나온 결과였다.
과연 로드가 대오각성해 2차전에서 골밑을 사수할 수 있을까. 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떠오른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