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8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2회 2사에서 김현수는 상대 우완 선발 필 휴즈의 초구를 때려 3루 땅볼로 물러났다. 5회 2사에서는 우완 트레버 메이의 역시 초구를 공략했으나 2루 땅볼에 그쳤다. 8회 수비에서 교체됐다.
다른 한국인 선배들은 시범경기에서 이미 짜릿한 손맛을 봤다. 박병호(30 · 미네소타)는 전날 바람을 뚫은 만루홈런으로, 이대호(34 · 시애틀)는 8일 비거리 146m 솔로포로 괴력을 뽐냈다.
답답함은 이어지고 있다. 김현수는 지난 6일 미네소타와 시범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전에 했던 것 이상을 하려다 보니 문제"라면서 "마치 이제 막 야구를 시작한 꼬마 같다"고 자책했다.
그러면서 "좀 더 (MLB에) 익숙해지고, 또 멀리 보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침묵이 깨지지 않고 있다. 익숙해지려면 많이 봐야 할 텐데 그게 잘 되지 않고 있다.
빠른 카운트에서 자신있게 휘두르는 것이 나쁜 습관은 아니다. 박병호와 이대호도 첫 안타가 빠른 승부에서 나왔다. 그러나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스트라이크 존을 좁혀 공을 가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좋은 공을 맞혀야 안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일 본인도 "좀 더 익숙해지고, 또 멀리 보겠다"고 했지만 마음이 앞선다. 이후 열린 2경기에서 김현수는 5타석 모두 빠르게 승부했다. 3번의 범타가 모두 초구를 때린 것이었고, 삼진도 공 3개와 4개에 불과했다. 끈질긴 승부는 없었다.
김현수의 장점은 출루율이기도 하다. KBO 리그 통산 출루율이 4할6리다. 타격 솜씨도 빼어나지만 볼넷도 잘 얻어낸다. 김현수는 2008년 볼넷 1위(80개)에 오르는 등 4시즌 톱5안에 들었다. 지난해는 개인 한 시즌 최다인 101개를 골라냈다.
송 위원은 "현재 김현수는 삼진(3개)도 적지만 볼넷이 아예 없다"면서 "또 타석당 투구수가 2개가 안 되는데 KBO 리그 때의 절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금 여유를 갖고 공을 많이 봐야 한다"면서 "이후 좋은 공이 왔을 때 안타를 친다면 타격감이 확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