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에 띄는 건 지난 2012년 발표된 버스커버스커 1집 수록곡 '벚꽃엔딩'의 역주행 시작이다. 장범준이 작사, 작곡을 도맡은 이 곡은 듣기만 해도 눈앞에 벚꽃 풍경이 절로 그려지는 노랫말과 어쿠스틱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특히 '벚꽃엔딩'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차트에 재진입하고 있어 '벚꽃 좀비', '벚꽃 연금'라고도 불린다.
'벚꽃엔딩'은 국내 주요 음원차트 2~30위권에 오르내리고 있다. 8일 오전 9시 기준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선 23위다. 음원사이트 주 이용층인 10, 20대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봄 시즌송으로 자리 잡은 만큼, 향후 순위가 더 높이 치솟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런가 하면, 보이그룹 하이포와 아이유가 함께 부른 '봄 사랑 벚꽃 말고'도 차트에 재진입했다. 이 곡은 사랑의 계절인 봄에 홀로 느끼는 외로움을 재치 있는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로 표현한 곡이다. 아이유 특유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에 하이포 멤버들의 보컬과 랩이 잘 어우러졌다. 2014년 발표된 이 곡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봄에도 인기몰이 중이다.
대세 아이돌 AOA 지민과 엑소 시우민이 함께 부른 '야 하고 싶어'는 지난 3일 공개 직후 음원차트 정상을 찍었고, 현재도 최상위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경쾌한 템포의 러브송으로, 사랑에 빠진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지민의 개성 넘치는 하이톤 랩과 시우민의 부드러운 보컬이 잘 어우러졌다는 평이다.
레드벨벳 웬디는 에릭남과 입을 맞췄다. 4일 발표된 이들의 듀엣곡 '봄인가 봐'는 어쿠스틱한 편곡이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의 곡으로, 친구 사이에 스며든 설레는 감정을 표현했다. 풋풋한 감성이 느껴지는 이 곡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약 2년 만에 신곡을 내놓은 서인국은 애틋한 봄 발라드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너라는 계절'은 서인국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 브리티시 소울을 기반으로 한 팝 발라드 장르로,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과 서정적인 가사가 센치한 감성을 자극한다. 이 곡은 8일 발표 직후 엠넷닷컴, 올레뮤직 등에서 1위에 올랐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벚꽃엔딩'이 4년째 차트에 재진입했다.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봄 시즌송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봄을 겨냥한 신곡들도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5월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봄의 감성만을 건드려선 롱런할 수 없다. '벚꽃엔딩'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을 만한 서사가 노래 속에 베어 있어야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봄 시즌송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