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플로리다 주립대학, 에모리 대학의 합동연구팀은 태아의 뇌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신경세포가 밀집된 뇌의 표면인 대뇌피질을 만드는 피질신경전구세포(cortical neural precursor)를 공격, 그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질신경전구세포를 시험관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노출시키자 바이러스가 불과 3일만에 이 신경줄기세포의 90%를 감염시키면서 급속히 증식했으며 감염된 줄기세포는 대부분 죽거나 분화기능이 손상됐다고 존스홉킨스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밍궈리 박사가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는 신경줄기세포를 증식을 위한 '공장'으로 활용한 것인지 그 수가 급속히 늘면서 신속하게 퍼져나갔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집중적인 손상을 일으키는 곳이 어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성이 출산한 아기는 다른 뇌부위는 정상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뇌피질 대부분이 없다는 보도도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독 대뇌피질을 만드는 신경줄기세포를 공격하는 것인지를 밝혀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풀어야 할 의문은 또 있다.
우선 지카 바이러스가 사람의 혈액 속으로 진입한 뒤 뇌로 들어가는 관문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어떤 방법으로 뚫고 들어갔느냐는 것이다.
혈뇌장벽이란 아주 작은 모세혈관으로 이루어진 특수혈관조직으로 혈류에 섞여 있는 해로운 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뇌의 '검문소'다.
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성인은 왜 증상이 가볍게 나타나는 것인지, 수는 얼마 안 되지만 성인에게도 뇌간 위쪽에 신경줄기세포가 남아있는데 이들도 지카 바이러스가 감염시킬 수 있는 것인지도 밝혀내야 할 과제다.
연구팀이 실험에 사용한 피질신경전구세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에서 추출한 것이다.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의 세포 속에서 며칠 동안 증식시킨 것을 썼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셀 줄기세포'(Cell Stem Cell) 최신호(3월4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