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최악의 성적을 냈던 이승엽(40, 삼성)은 2014년 타율 3할8리, 32홈런으로 부활했다. 지난해에도 홈런은 26개로 조금 줄었지만, 타율을 3할3푼2리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홈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은 48홈런을 친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 마린스)와 26홈런을 때린 박석민(NC)이 동시에 빠졌다. 이승엽이 "홈런을 더 치겠다"고 선언한 이유다.
연습경기에서는 힘을 보여줬다. 7경기에 출전해 20타수 11안타를 쳤고, 이 중 홈런이 3개, 2루타가 5개였다. 타점은 13개. 잠시 6번으로 물러났던 이승엽이지만, 여전히 중심 타선에서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이승엽도 "(홈런을)많이 치고 싶다"면서 "중심 타자 2명이 전력에서 제외됐다. 내가 힘을 내야 한다. 감독님도 원하는 부분이다. 내가 고참으로서 활력소가 돼야 한다. 지난해보다 많이 치고 싶다. 책임감 있게,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어느덧 마흔의 나이. 처음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것도 벌써 21년 전 이야기다. 특히 내년 시즌 후 은퇴를 결심하고 있는 이승엽이기에 이번 캠프는 남달랐다.
이승엽은 "훈련을 마치고 박수를 치는데 '아, 이젠 내년에 한 번 더 오면 다시 못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21년 전은) 정신이 워낙 없어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계속 꾸중만 듣고 선배들 빨래 해주다 1~2개씩 분실해서 혼도 났다. 매사 허둥지둥했던 시절이다. 지금은 여유가 있다. 알아서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다"고 웃었다.
여유가 생긴 만큼 훈련량도 스스로 조절했다. 덕분에 연습경기 성적도 좋았다.
이승엽은 "(연습경기 성적은) 연륜이 생겨 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캠프에서 두 번째 휴식일부터 양해를 구하고 훈련량을 약간 줄였다. 야구장에 나갈 때 지나치게 몸이 피곤하지 않도록 관리했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이 생겨서 경기에서 성적도 좋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하면서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특히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고, 전력 보강도 원활하지 않아 우승 후보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승엽은 "올해 우승 후보에 우리 팀 이름은 전혀 없었다.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시간이 지난 뒤 누가 몇 위에 있을지 지금은 알 수 없다"면서 "우리는 늘 그랬다. 4강 혹은 5강을 목표로 뛰는 팀이 아니다. 선수로서,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해서 우승을 위해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