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IBK기업은행)은 지난 1월30일 GS칼텍스전에서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이 골절되면서 수술을 받았다. 꼬박 한 달을 재활에 매달렸고, 2일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실전이 곧 훈련"이라는 이정철 감독의 생각 덕분에 예상보다 빨리 코트를 밟았다.
이정철 감독은 경기에 앞서 "하루 이틀 정도 연습을 했다. 스타팅은 아니지만, 매 세트 상황을 봐서 투입할 계획"이라면서 "순위는 상관 없는 경기지만, 경기보다 좋은 연습은 없다. 훈련이라 생각하고 뛰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을 쉰 탓에 당연히 몸이 무거웠다.
1세트 중반 투입돼 3세트까지 모두 뛰었다. 이동공격과 속공 위주로 7점(블로킹 1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은 31.75%에 머물렀다.
다만 기업은행이 이기면서 김희진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기업은행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인삼공사와 원정 경기에서 3-0(25-21 25-23 25-17)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이정철 감독은 "하루 이틀 볼을 툭툭 건드린 정도였다. 손가락이 아픈데 신경이 쏠리다보니 점프를 안 하더라. 뼈는 잘 붙었다. 때리면 붓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마음대로 안 됐지만, 팀이 이겼다.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희진도 "사실 오늘 복귀할지도 몰랐다"면서 "항상 복귀전은 똑같다. 힘들고, 몸이 안 움직이고, 코트 적응이 어렵다. 이겨서 좋다. 우승을 확정한 덕분에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희진은 이정철 감독의 "뼈는 잘 붙었다"는 발언에 반기를 들었다.
물론 수술 경과가 좋아 이른 복귀전을 치렀지만, 여전히 통증이 있기 때문이다. 김희진은 "아프다. 이제 핀 뺀 지 1주일 밖에 안 됐다. 잘 붙었는데, 살을 찢고 붙이다보면 나머지 조직들이 민감해진다. 때려서 붓는 게 아니라 아직 붓기도 안 빠졌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부상 핑계를 댈 생각은 없다. 1위를 확정한 기업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김희진에게 실전 기회는 인삼공사전과 6일 흥국생명전이 전부다. 작은 통증 정도는 참겠다는 각오다.
김희진은 "통증 핑계로 안 할 수는 없다"면서 "그래도 다른 곳을 안 다쳐서 다행이다. 차라리 다치려면 왼손을 다쳤어야 했는데…"라고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