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채워진 250명의 빈자리…단원고 316명 입학식

'기억교실' 논란…"슬기로운 합의 멀지 않았다"

2일 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단원고 신입생 316명의 입학식이 열렸다.(사진=윤철원 기자)
250명의 빈자리가 다시 채워졌다.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는 2일 신입생 입학식을 열고 그동안 비어있던 250명의 자리를 다시 채웠다.


다른 학교와 달리 단원고의 2학년 교실은 22개나 된다. 2년전 세월호 희생 학생들이 사용했던 교실, 이른바 '기억(존치)교실'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기억교실' 존치 문제에 대해 재학생 학부모들과 416가족협의회가 합의점을 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측은 급한대로 교장실과 특별활동공간 등을 교실로 리모델링해 신입생들을 맞아들였다.

"2016년학년도 신입생 000 외 315명의 입학을 환영합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린 단원고 입학식. 316명의 신입생들은 새로 부임한 정광윤 교장의 '입학허가선언'으로 비로서 정식 단원고 학생이 됐다.

입학식은 신입생 선서, 신입생과 재학생간 상견례, 교사 소개 등으로 이어졌으며, 아는 교사가 소개될 때는 함성과 환호성이 터져 나올 정도로 여느 학교와 마찬가지로 들뜬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광윤 교장은 "기대와 설렘을 안고 단원고에 들어온 316명의 학생을 끌어안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단원고 교장으로 취임해 단원고 교육가족이 된 만큼 전임자들이 이룩하고자 한 인간이 기본이 되는, 행복이 우선인 교육적 희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식 식순이 끝나고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과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이 함께 연단에 올라 '사랑하는 단원 가족들에게 드리는 글'을 함께 낭독하자 분위기는 순간 숙연해졌다.

이들은 "416 가족과 재학생 학부모들이 교육청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단원교육을 바꿔내 역할 모델로 만들어 나가도록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여러분이 의기소침해 학업에 전념하지 못한다거나 위축돼 미래를 제대로 일궈내지 못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가신 선생님들이나 선배들이 못다 한 꿈을 실현해 나가는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클 수 있도록 좋은 가르침과 배움의 터전을 이룩하는 슬기로운 합의가 멀지 않았음을 알린다"는 말로 낭독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는 안산교육지원청에서 재학생학부모 대표와 유족대표, 경기도교육청 등 3자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의 중재로 만나 교실 문제 해결을 위한 각자의 대안을 내놓고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단원고를 찾아 "교실 문제가 다 해결이 안돼 안타깝다"며 "하지만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재학생 학부모들, 경기교육청이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의 중재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해결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신입생 학부모들은 이 교육감을 상대로 "존치교실 문제를 언제까지 해결할 것인지 시한을 정해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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