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百 매장 넓히는 이유? 단기간 매출보다는 복합문화 공간 만들 것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매장 크기와 매출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매장 규모보다는 각 점포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매출에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매장 넓이와 매출 순위도 일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매장을 대폭 넓히면서 올해 들어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최근 몇 년간은 개점을 하지 않았던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정 증축을 시작으로 3월 3일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점을 재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는 매장 면적을 늘리는 것이 단기적인 매출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복합 쇼핑몰을 구축해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크다고 매출이 무조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매장을 넓히는 것이 100이라면 70정도가 매출과 연동된다"면서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쇼핑 편의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백화점 경쟁력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이 단순히 물건을 사러 오는 곳이 아니라 복합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탈바꿈해나가는 과정에서 매장 확대를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이다.
실제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서울 시내 최대 면적(8만 6500㎡)으로 리뉴얼하면서 전문관을 도입하고 고객이 쉴 수 있는 편의시설을 대폭 늘렸다. 10층에 출산, 육아, 교육 등을 아우르는 유아동 전문관 '리틀 신세계'를 오픈하는 등 맞춤형 쇼핑으로 테마를 잡았다. 매장 중간중간에 고급 디저트 카페나 쉼터를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관계자는 "마치 놀이동산을 찾는 것처럼 일부 백화점이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매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매장 확대보다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고객 데이터 분석에 마케팅의 방점을 찍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올해 하반기 강남점과 대구본점에 증축이 마무리되지만 나머지 백화점들은 '빅데이터' 구축 등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마케팅 부서 산하에 '빅데이터 전담팀'을 신설해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쇼핑 트렌드가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넘나드는 것을 반영해 '옴니채널'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도 주된 전략이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등 소비자가 접하는 모든 쇼핑 채널을 융합하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소비층은 오프라인 매장과 인터넷몰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 성향을 분석하고 만족도를 높이는데 마케팅을 치중하고 있다"며 "소비자 개개인의 데이터 분석을 강화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최근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픽(Smart Pick)'서비스의 조건을 개선하고 주문가능 품목 수를 대폭 늘리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특기인 문화콘텐츠를 확대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화점 내 문화홀에서 각종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의 공연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올해에는 해외 유명 뮤지션들을 영입해 대형 콘서트를 여러차례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 각종 문화 공연이나 전시 등을 유치하는 것은 업계에서 역사가 오래됐고, 선두에 있다고 자부한다"며 "올해에도 풍성한 콘텐츠를 통해 문화백화점으로서 입지를 강화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상품 전용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을 오픈해 해외 명품을 판매하는 등 온라인 시장의 고급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여파와 장기 불황 여파로 1%에 채 못미치는 '0%대 성장률'을 기록했던 백화점업계가 매장 확대, 온라인 강화 등 각종 마케팅 전략으로 성장률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