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형태로든 공천 관련 문건을 받은 일이 없고, 전해 들은 바도 없다"면서 "내 입으로 그 누구에게도 공천 관련 문건, 살생부 등을 운운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근 정가에 떠도는 것을 종합해보면 이런 말이 들린다'고 이야기 했을 따름"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일축한 살생부는 박근혜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인 유승민 의원과 이재오·정두언·김용태 등 비박계 의원이 낙천 대상으로 적시돼 있는 문건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의원 일부도 비박계를 '학살'하기 위한 반대급부로 포함돼 있다는 소문이 전해진다.
이처럼 살생부에 대한 김 대표의 부인이 나오자 친박계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근 공천학살설이 나온 데 대해 정말 참담하고 부끄럽기까지 하다"며 "그 중심에 당 대표가 있다는 자체가 일찍이 보지 못했던 심각한 일"이라며 김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우리 당이 서서히 자중지란의 모습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런 모습이라면 땅을 치고 통곡할 날이 올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최고위는 김 대표로부터 살생부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주장하는 정두언 의원을 이날 오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정 의원은 김 대표의 측근으로부터 살생부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이후 확인 과정에서 김 대표도 이를 인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김 대표에게 살생부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친박계는 김 대표의 자작극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계파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인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굉장히 깨끗한 선거, 공정한 공천을 해야 하는 사람이 찌라시(사설 정보지) 딜리버리(전달자)나 찌라시 작가 비슷한 식으로 의혹을 받는 걸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면서 "마치 3김(金)시대의 음모 정치의 냄새가 난다"고 김 대표를 정조준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도 "정말로 백해무익한 분란 조장, 악담"이라며 "누가 그런 소리를 했는지, 그런 사람부터 찾아내서 당에서 솎아내야 한다"고 반발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