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만 해도 제대로 된 주행도 못 하고 코스에서 전복됐던 '썰매 불모지' 한국의 2인조. 하지만 이제는 전 세계 모두가 우승 비결을 묻는 세계랭킹 1위로 우뚝 섰다.
원윤종(31·강원도청)-서영우(25·경기도BS경기연맹)는 지난 28일(한국시각) 독일 퀘닉세에서 열린 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8차 대회 2인승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39초50으로 우승했다.
1차 시기에서 49초5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2차 시기서는 49초91로 2위에 올랐지만 합계에서 스위스, 독일 팀을 제치고 지난 1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5차 대회 이후 다시 한 번 세계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8번의 월드컵에서 두 개의 금메달과 동메달 3개를 목에 건 원윤종-서영우 조는 당당히 세계랭킹 1위로 2015~2016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동안 유럽과 북미 선수들이 독점했던 봅슬레이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원윤종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의 고생과 함께 2년 뒤 열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털어놨다.
월드컵 8차 대회를 1위로 마친 원윤종은 "1등으로 들어간다는 게 정말 짜릿하다. 그동안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게 한 방에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너무 기뻤다"고 회상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부러워 하는 경쟁 선수들의 반응도 소개했다. "(모두가) 굉장히 놀란 반응이다. 친한 선수들은 훈련을 어떻게 했냐고 묻기도 하고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5년 전만 해도 1분도 되지 않는 경주를 완주하지 못했던 세계랭킹 41위의 원윤종-서영우 조였지만 이제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섰다.
"5년 전 처음 출전한 아메리카컵에서 썰매가 전복돼 공식 기록이 없다"고 머쓱해 한 원윤종-서영우 조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18위로 경주를 마쳤다. 그리고 2년 만에 세계랭킹 1위가 됐다. 원윤종이 밝힌 비결은 모든 공을 코칭스태프와 지원스태프에게 돌렸다.
"이용 대표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훈련과 장비를 모두 해결해줘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원윤종은 "썰매가 없어서 경기장을 이동할 때마다 다른 트랙을 배우고 훈련하는 것보다 썰매를 빌려서 시합에 참가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먼저였는데 지금은 최고의 장비도 보유하고 전문 메카닉도 있어 장비 걱정은 전혀 없다"고 소개했다.
이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직전 영입된 영국 출신의 고(故) 맬컴 로이드 코치에게도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로이드 코치는 봅슬레이 경력만 40년에 달하는 전문가로 한국 봅슬레이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하지만 지난 1월 4일 암으로 사망했다.
원윤종과 서영우 조는 사망 직전까지도 선수들에게는 투병 사실을 밝히지 않았을 정도로 열정이 컸던 로이드 코치를 기리기 위해 썰매의 앞에 로이드 코치의 사진을 붙이고 경기했다.
"1차 훈련까지 고머(로이드 코치의 애칭) 코치와 함께 훈련했는데 안타깝게 돌아가셔서 함께 할 수 없다"고 소개한 원윤종운 "시즌 중반에 돌아가셔서 항상 레이스에 참가하길르 바라는 마음에 썰매 앞에 스티커를 부탁하고 매 경기에 임했다. 건강한 줄로만 알았는데 항상 밝고 열정을 다해 가르쳐주셨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특별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이용 감독과 로이드 코치의 적극적인 지도와 선수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는 세계랭킹 1위였다. 원윤종은 2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당당히 세계 정상에 우뚝 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원윤종은 "목표는 평창올림픽 금메달"이라며 "금메달을 위해 아직 부족하다. 2년 동안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다면 꿈이 현실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간절한 올림픽 금메달 꿈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