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신임 회장 선거에 출마한 지안니 인판티노(46·스위스)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이 정견 발표에서 던진 야심한 말에 FIFA 회원국 관계자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18년 동안 '축구 대통령'의 지위를 누리며 온갖 비리를 저지른 제프 블래터 전 회장과 수뇌부들의 부패 스캔들에 분노한 세계 축구계에 던진 희망의 메시지였다.
제9대 FIFA 회장에 당선된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209개 회원국들에 대한 FIFA의 수익 분배율을 종전 18%에서 50%로 증액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더불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라이벌 후보들로부터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인판티노 신임 회장은 FIFA가 누리는 막대한 부를 회원국들과 공유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더불어 월드컵 본선 진출국 확대 공약은 축구 약소국들의 표심을 공략함과 동시에 월드컵의 규모를 키워 광고 효과와 미디어, 후원사들의 수입 증대 등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월드컵 참가국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대회 일정도 길어진다. 이는 각 대륙 클럽팀들의 운영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다. 또 늘어나는 8장의 티켓을 어떻게 배정할지도 관심사다.
FIFA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이 사안을 논의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나 지금까지 현행 체제를 유지해왔다. 대륙별 티켓 배분, 일정 편성, 새로운 조별리그 방식 등 참가국 변화로 인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지는만큼 얼마나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인판티노 신인 회장이 헤쳐나가야 할 또 하나의 주요 과제는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FIFA의 위상을 회복하는 것이다.
FIFA는 회장 선거에 앞서 조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회장의 임기를 최대 12년으로 제한하고 집행위원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개혁안이 회원국들의 투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르면 4년 임기의 FIFA 회장은 최대 2번까지만 연임을 할 수 있다. 블래터 전 회장은 5선을 하며 무려 18년 동안 FIFA 회장직을 맡았다. 총 25명으로 구성돼 FIFA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조직으로서 부패의 온상으로 지적됐던 집행위원회는 폐지된다. FIFA는 대신 총회 투표를 통해 36명의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의사 결정의 합리성을 높이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