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등 터질라'…온라인 최저가 전쟁에 납품업체들 '한숨'

이마트가 불을 붙인 최저가 전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형마트 온라인몰과 소셜커머스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가격을 조금씩 내리는 바람에 일부 상품은 손해를 보고 파는 '역마진'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반면 뜨겁게 달아오른 온라인 최저가 전쟁을 지켜보는 납품업체들은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아직까지는 납품가에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해도 장기전으로 갔을 경우 마진이나 물류비 등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 온라인에 끝도 없는 10원 전쟁, 너도나도 '최저가'

이마트몰은 '가격의 끝'이라는 문구가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기저귀에 이어 분유가격을 대폭 낮추고 소셜커머스와 최저가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문구이다.

이마트몰이 가격을 인하하면, 쿠팡 등 소셜커머스에서도 따라 몇십원~몇백원 씩 내리는 방식으로 온라인몰의 가격대 경쟁이 연일 뜨겁다. 쿠팡이 맞상대로 부각되자 이에 질세라 티몬, 위메프, 지마켓 등도 경쟁에 동참하면서 10원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

지난 26일 오후 5시 이마트몰에서 남양유업 XO 3단계 3통 가격은 5만4,600원이었다. 같은 시각 '쿠팡'에서의 가격은 5만4,400원으로 200원 더 쌌다. 같은 제품의 분유 1통의 가격은 지마켓이 1만9600원이 최저가로 기록됐고 1만9700원부터 2만2천원대까지 십여개의 쇼핑몰이 실시간으로 최저가를 경쟁하고 있었다.

여기에 롯데그룹도 뛰어들었다.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등 4사가 공동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생필품 판매 활성화 행사인 '엘.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말그대로 혼전이 거듭되는 상황에서 기저귀와 분유 매출이 전체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의 최저가 전쟁이 그자체로 마케팅 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워낙 침체기가 길었기 때문에 최저가 전쟁이 이슈되면 유통업계 전반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가격경쟁에 미리 사두려는 소비 심리가 발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납품업체들은 '시름'…무한 경쟁 계속되면 결국 우리가 부담 떠앉을 것

하지만 강 건너 벌어진 불구경에 납품업체들의 표정은 어둡기만하다. 납품업체 관계자들은 '치킨게임'이라는 말로 최저가 전쟁을 정의했다.

최저가 제품 대상이 된 모 납품업체 관계자는 "치킨게임으로 흐르고 있어서 불안하다. 누구 하나 죽어야 끝나는 싸움이지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것이 더 문제"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아직 가격경쟁 초창기라 유통업체에서 마진율을 내리라거나 하는 요구사항은 없었다. 하지만 무한경쟁 상태가 지속되면 업체에서는 마진율 인하 압박에 휘말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분유의 경우 순 마진율이 10%를 밑도는 등 계속 감소해왔던 상황에서 '온라인 미끼 상품'으로 선정돼 경쟁이 불붙어 업체들이 더욱 부감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도 "예전같이 단가 후려치기 등 노골적인 유통업체의 '갑질'은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요구는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다양한 채널에 골고루 납품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한 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다양한 채널이 있는 것이 좋다"며 "시간이 지나 가격이 원래대로 복구됐을 때 소비자들의 저항 심리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의 '바잉 파워'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어떤 식으로든 유통업체의 마진 부담을 나눠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조, 납품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초반에는 당연히 외부에 보는 눈도 많기 때문에 유통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역마진 판매를 할 수 있지만 이대로 계속 가기는 힘들다"며 "대형마트는 소셜커머스 일부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 같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다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저귀, 분유에서 시작된 최저가 전쟁이 생수, 화장지, 라면 등으로 확대될 조짐도 보이고 있어 판매 구조상 유통업체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제조업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을 댕긴 이마트와 대표 맞상대인 쿠팡은 당분간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장기전도 예상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부 역마진이 생겨도 온오프라인 최저가라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고 납품업체들과 협상해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켜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쿠팡 관계자는 "떠들썩하게 대응하지 않지만 최저가 정책은 기본 방향이다. 계속 가격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