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 17일 인천 남동구의 한 휴대전화 부품 가공업체에서 파견직으로 근무하던 A(여, 28)씨가 시력장애, 의식혼미 등 메탄올 중독증상을 보여 응급 후송, 현재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의사 진찰 결과 뇌경련과 뇌손상 및 시력이상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일 경기 부천 일대의 하청업체에서 20대 파견직 노동자 4명이 메탄올에 중독돼 실명 위기에 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전국 지방관서에 핸드폰 부품업체에 대한 긴급 일제점검에 들어간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5번째 메탄올 재해노동자가 발생한 사업장을 지도 점검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찾지 않은 채 넘어갔던 것으로 드러나 '생색내기 점검'이었다는 비난을 사게 됐다.
당시 문제의 사업장 사업주는 "공장 설비를 이전·설치 중이라 작업을 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말부터 절삭용제를 에틸알코올로 교체했고, 앞으로도 메탄올을 취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허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이 지도점검 과정에서 메탄올의 위험성을 알렸지만, 사업주가 이를 무시하고 기본적인 안전보건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노동부는 해당업체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를 조치하고 임시건강진단 및 안전·보건진단 명령을 내렸지만, 충분히 예방할 수 있던 사고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노총 최명선 안전국장은 "그동안 사업장에 대한 안전보건점검을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했나 반증한다"며 "정부가 노동자의 안전권, 생명을 어떻게 생각하나 알 수 있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안전점검에서 노동청이 미리 통보한 뒤 사업장을 점검해 사업주가 위험한 업무를 중단시키거나 사업장을 정리한 다음 점검받고 있다는 현장노동자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소에도 안전보건 점검을 할 때 근로감독관이 사업주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돌아오거나, 개선명령을 내리고도 후속 조치를 확인하지 않은 채 방치한다는 비판도 제기돼고 있다.
최 국장은 "특히 파견직 노동자는 사업장의 위험요소에 대한 정보나 교육을 제공받지 못해 산업재해에 쉽게 노출된다"며 "그런데도 파견직을 확대하는 파견법 통과에 골몰하는 박근혜 정부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