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감바 오사카(일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첫 경기를 마친 뒤 서정원 감독은 특별했던 이 날의 출전 명단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날 선발 명단에는 11명의 선수 가운데 최전방의 신인 공격수 김건희와 미드필더 권창훈, 수비수 연제민, 민상기까지 4명이 수원의 유스 시스템을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을 선수들로 채워졌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김종우와 은성수도 수원 유스 출신이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 중에도 강성진과 이종성도 수원의 유스 시스템을 거친 선수들이다.
과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가 전 세계의 뛰어난 선수들을 불러 모은 ‘갈락티코’ 정책으로 화제를 모았던 것처럼 수원 역시 K리그에서는 뛰어난 선수들의 총집합과도 같은 팀이었다. 하지만 구단의 운영 주체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며 스타 플레이어의 영입이 아닌 자체 유스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로 선수단 구성의 중심이 옮겨갔다.
수원은 과거 유스 시스템을 강화해둔 덕에 전국에서 축구 좀 한다는 유망주들을 대거 불러들였다. 덕분에 최근에는 권창훈이라는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를 발굴했고, 대학무대를 주름잡았던 공격수 김건희도 새롭게 수원에 합류했다.
덕분에 2016년을 시작하는 첫 경기부터 출전 선수 명단의 대부분을 유스 출신 선수들로 채울 수 있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함께 1990년대부터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었던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등 '퍼기의 아이들'에 비견될 만한 사례다.
24일 감바 오사카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을 마친 서정원 감독은 “올 시즌에 앞서 “구단의 현 상황에) 많은 팬이나 축구인의 걱정이 컸다”면서 “나 역시도 동계훈련 전에는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실전을 통해 서정원 감독의 생각은 달라졌다. “현지에서 좋은 팀들과 경기하면서 어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생각보다 많이 발전했고, 좋은 능력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래서 이 경기에서 유스 선수가 6명이나 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우리의 유스 출신 선수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상당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수원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프로 4년차 미드필더 권창훈도 “몇 년간 흩어져 지내다 왔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다 같이 뛰었던 선수들이라 호흡은 이미 충분하다. 앞으로 유스 출신 선수들이 시너지 효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