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필승조 이동현(33)은 지난해 60경기에 등판했다. 팀 내에서는 윤지웅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나섰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많이 나가는 만큼 팀이 이기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세 번의 팔꿈치 수술. 그럼에도 "LG에 팔꿈치를 바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하는 LG맨 이동현을 24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 구장에서 만났다.
▲"내가 던지는 이닝은 최대한 막겠다"
LG는 2012년부터 줄곧 마무리로 활약한 봉중근이 선발로 돌아섰다. 대신 젊은 유망주 둘을 마무리 후보로 고려 중이다. 바로 임정우와 정찬헌이다.
덕분에 스포트라이트를 마무리로 넘겨주는 이동현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이동현은 "중근이 형이 마무리를 할 때는 연륜이 있는 베테랑이라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났다. 내가 주자를 깔아돟아도 처리가 됐다"면서 "지금은 그런 게 조금 약해졌다. 내가 던지는 이닝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부담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임정우, 정찬헌 모두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스타일에 변화는 줄 생각이다. 임정우, 정찬헌은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스타일이다. 이동현 역시 마찬가지였다. 묵직한 직구가 일품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구질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이동현은 "예전에는 힘으로 던졌다. 1이닝, 특히 8회를 막아야했기에 장타를 안 맞는데 포인트를 뒀다"면서 "이제 뒤에 빠른 공을 던지는 임정우, 정찬헌이 있으니까 같은 공, 같은 구질을 던지면 안 될 것 같다. 정교하게 던지려 한다. 또 7회 나오는 투수가 주자를 내보낼 수 있으니 컨트롤과 타이밍에 신경을 쓰려 한다"고 설명했다.
▲"100승보다 600~700경기 등판"
기록만 보면 이동현은 크게 눈에 듸는 선수는 아니다. 2001년 LG에 입단해 총 11시즌을 뛰었지만, 중간계투였던 탓에 44승이 전부다.
이동현은 "통산 성적을 한 번 뽑아봤는데 내가 100승을 하거나 그런 건 어렵다. 100홀드는 하나 남았더라"면서 "개인 성적보다는 가장 잘 하는 것을 하고 싶다. 500경기 출장 시상도 했는데 600~700경기에 나가고 싶다. 올해도 최대한 많이 나가도록 하겠다"고 목표를 전했다.
특히 LG 스프링캠프에서 야간 훈련이 없어지면서 더 멀리 내다보게 됐다.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또 시즌이라는 큰 그림을 그린다.
이동현은 "야간 훈련이 없어졌는데 훈련 시간이 짧아져 집중하기 좋다. 일과 마무리 후 정리하라는 의미다. 어떻게 해야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투구를 한 날은 노트북에 일과를 정리한다"면서 "어떤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일까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귀국 후 시범경기에 바로 들어가니까 접목을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