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다 아는 정부·눈먼 정부 둘다 거부"

애플-FBI 힘겨루기 가운데 "안보·사생활 균형" 강조

아이폰 잠금 해제 프로그램을 둘러싼 미국 정부와 애플의 갈등에서 정부 쪽으로 기우는 듯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균형'을 강조하며 민감한 사안을 비껴갔다.

게이츠는 23일(현지시간) "내가 정부를 지지한다는 최근 보도는 실망스럽다"며 "이 문제에 대한 내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정부가 모든 것을 보느냐, 아무것도 못 보느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부가 무언가를 알아야 하는 때는 언제인가에 대해 토론할 기회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가 언제나 모든 것을 얻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시각은 누구의 지지도 받지 못하고 정부를 장님으로 만드는 것도 사람들이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어느 쪽을 더 지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의 범인이 사용한 애플 아이폰의 잠금을 풀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이를 거부하는 애플의 논쟁과 관련해 게이츠는 FBI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게이츠와 한 인터뷰를 전하며 "이 사안은 정부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는 개별적인 사례로, 일반적인 것이 아닌 특정 사례를 요구하는 것"이라는 발언에 주목해 그가 정부를 지지한다고 묘사했다.

게이츠는 또 PBS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정부의 눈이 멀게 되면 탈세, 아동 포르노,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테러 등 온라인 범죄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도 "여론은 정부 편일 것"이라며 "사람들은 안전장치만 확보된다면 정부가 자신들의 편에서 행동해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애플 지지'를 명시적으로 선언한 IT 업계 동료 기업인들과는 다소 다른 행보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이 개인적으로 애플 지지 견해를 밝혔고 페이스북, 구글, 야후, 트위터 등 대형 IT기업들이 애플 편에 섰다.

게이츠가 설립해 지금은 기술고문으로 있는 MS도 대변인을 통해 법원 명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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