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다시 K리그 클래식 FC서울로 돌아온 데얀은 복귀전에서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격언을 증명했다. 데얀의 무게감을 등에 업은 아드리아노는 폭발적인 득점 행진을 펼쳤다. 두톱이 맹활약한 서울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완벽한 첫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23일 태국 부리람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를 6-0으로 완파했다.
지난해 7월 대전에서 서울로 이적해 ACL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아드리아노는 서울이 기록한 6골 중 4골을 몰아넣으며 팀 승리를 지휘했다. 도움도 1개 보탰다. 2년 만에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 데얀은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를 합작했다.
2014년 처음 대전을 통해 처음 K리그 무대를 밟은 아드리아노는 지난해 7월 FC서울의 검붉은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지난 시즌 중반 서울로 이적한 탓에 아드리아노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한 번도 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 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ACL 티켓을 선물한 아드리아노는 4골을 몰아쳤다.
부리람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섭씨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때문이었는지 서울은 경기 초반 고전했다. 누군가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했다. 데얀과 아드리아노가 해냈다.
데얀은 전반 28분 중원에서 왼쪽 측면 빈 공간을 열어주는 패스를 건넸고 아드리아노가 달려가 상대 수비를 제치고 선제골을 터뜨렸다.
포문이 열리자 걷잡을 수 없었다. 아드리아노는 전반 40분 주세종의 전진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넣었다. 아드리아노는 후반 6분과 15분 연속골을 넣었고 후반 22분에는 데얀의 득점을 도왔다. 박주영과 교체될 때까지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부리람 관중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 가운데 서울은 이석현의 후반 45분 쐐기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부리람에게는 악재가 있었다. 간판 스타 디오고가 경기 초반 부상으로 교체됐고 퇴장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서울의 폭발적인 경기력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리람의 가마 감독은 "상대가 엄청난 경기를 펼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부리람은 원래 안방에서 강한 팀이다. 최근 3년간 ACL 첫 홈 경기에서 진 적이 없었고 지난해 태국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안방 불패를 자랑했다. 그러나 "징크스를 우리가 깨주겠다"던 최용수 감독의 공언대로 홈 무패행진은 깨지고 말았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전략적으로 상반된 움직임, 상대 배후를 공략하라고 적극 강조했다. 그에 맞게 역할을 했다. 데얀이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와 무게감을 줬다. 그래서 아드리아노가 득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투톱의 공을 높게 평가했다.
아드리아노는 "공격수로서 골을 넣는 것은 당연하다. 기회가 닿는다면 골을 넣는 것이 나의 능력"이라고 자신있게 말하며 ACL 무대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