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를 해야하는데…" 야속한 오키나와의 날씨

삼성-요코하마전이 열린 기노완 구장. 아열대 기후를 자랑하는 오키나와지만, 날씨가 흐리다. (오키나와=김동욱 기자)
오키나와는 프로야구 구단들이 가장 많이 찾는 훈련 장소다. 일단 아열대기후에 속해 2월에도 반팔을 입고 다닐 정도로 따뜻하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다. 여기에 일본프로야구 구단들도 많이 찾아 연습경기 일정을 짜는 것도 수월하다.

그런데 오키나와의 날씨가 이상해졌다.

낮 기온이 10도 대로 뚝 떨어졌다. 체감 온도는 더 낮을 수밖에 없다. 한창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에 독감이 유행처럼 번졌다.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와 삼성의 연습경기도 독감 탓에 취소됐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감기 때문에 선수들을 쉬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오키나와의 예상 못한 날씨에 혀를 내둘렀다.

게다가 비까지 구단들을 괴롭히고 있다.


몸 만들기에 주력하는 1차 스프링캠프와 달리 2차 스프링캠프는 연습경기 위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런데 비로 연습경기가 취소되고 있으니 구단들 입장에서는 비가 야속하기만 하다.

23일에도 넥센-야쿠르트전, 한화-주니치 2군전이 비로 취소됐다.

구단들은 스프링캠프에서 미리 짜놓은 스케줄대로 움직인다. 특히 투수들 같은 경우는 연습경기 등판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한다. 타자들 역시 비슷하다. 연습경기가 취소되면 분명 타격이 있다.

정규리그 같으면 우천 취소는 곧 휴식이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는 다르다. 한창 컨디션을 끌어올릴 때라 마냥 쉴 수도 없다.

그래서 찾은 방안도 있다. 경기 취소를 미리 결정하고, 훈련 계획을 짜는 것이다. 이날 오키나와에는 오전에 비가 내렸지만, 오후에는 비가 그쳤다. 실제로 삼성-요코하마전, KIA-요미우리전은 정상적으로 열렸다. 다만 삼성도 경기 취소 우려 때문에 경기 시작 1시간 전에야 기노완 구장에 도착했다.

반면 한화와 넥센은 아침 일찍 연습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하늘만 바라보느니 일찌감치 경기를 취소하고, 훈련을 하겠다는 복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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