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엠씨더맥스표 감성에 취한 밤

[노컷 리뷰]

(사진=뮤직앤뉴 제공)
'그대 내게 오지 말아요. 두 번 다시 이런 사랑하지 마요~'

조명이 암전되고 공연장에 울려 퍼진 노래는 한 달 가까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엠씨더맥스(M.C THE MAX)의 신곡 '어디에도'. 왼손에 마이크를 꼭 쥔 보컬 이수는 특유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다. 전민혁의 드럼, 제이윤의 베이스 연주까지 더해지니 더할 나위가 없다.


21일 오후 6시, 엠씨더맥스 8집 '파토스(pathos)' 발매 기념 전국 투어 콘서트 서울 공연 두 번째 날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의 풍경이다.

지난 16년간 굴곡진 언덕을 넘어온 이들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음악만은 놓치지 않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새 음반을 작업했다. 2년간 공들여 총 10곡을 눌러 담았고, 팬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엠씨더맥스는 이번 전국 투어로 팬들의 성원에 다시 보답할 각오다.

차트에서 반응은 뜨겁지만, 사실 이들의 무대는 흔히 볼 수 없다. 이수가 불미스러운 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낸 이후 방송 출연을 쉽사리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엠씨더맥스를 잊지 않았고,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를 뚫고 공연장을 꽉 메웠다.

엠씨더맥스는 그런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힘썼다. 이수는 '어디에도'로 공연의 포문을 연 뒤 "우리가 자주 볼 수 있고 접할 수 있는 밴드가 아님에도 이번 앨범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라며 "한 번 넘어져 보니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다. 앞으로 걸어갈 길이 기대되고 더 좋은 사람, 가수가 되어야겠단 생각을 자주한다"고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항간에 떠돌았던 불화설도 정면으로 돌파했다. 그는 "사람이 모여있는 곳엔 언제나 다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과정도 있어야 팀이 유지된다. 그 또한 하나의 과정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제이윤과 전민혁은 중간중간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연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러닝타임은 150분. 초반부는 신곡 위주였다. '그때 우리', '아스라이', '괜찮다가도', '페일 블루 노트(Pale blue note)' 등 7,8집 수록곡들로 한층 성숙해진 음악적 감성을 전달했다. 이수는 "그동안 뚫어져라 고음을 내질렀는데, 앞으론 잔잔한 감동 주는 곡을 많이 선보일 것"이라며 웃었다. 전민혁은 "이제 우리 노래를 노래방에서 쉽게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떤 뒤 직접 신곡을 불러 이목을 끌었다.

이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과거 곡들로 추억을 더듬었다. 문차일드 시절 앨범 수록곡 '썸데이(someday)', 6집 수록곡이자 숨은 명곡으로 평가받는 '쌍꺼풀'을 불러 박수를 받았고, 대표곡 중 하나인 '행복하지 말아요'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엠씨더맥스는 게스트로 신인 여성듀오 와블을 초대해 잠시 숨을 고른 뒤 2집 수록곡 '별'로 다시 관객의 귀를 잡아 끌었다. 이후 신곡 '올웨이즈(Always)', '이밤이 지나기 전에', '말하고 싶어도'로 섬세한 감성을 표현했다.

잔잔한 무대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전민혁이 드럼 연주 실력을 뽐내며 2부의 시작을 알렸고 이수는 기타를 메고 등장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외쳤다.

엠씨더맥스는 이후 '아네피그라프(anepigraphe)', '유 아 마이 선샤인 (You Are My Sunshine)', '식스 센스(Sixth Sense)', '리턴즈(Returns)', '난 그냥 노래할래'를 연이어 선보이며 열정적인 무대 매너를 뽐냈다.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히트곡 '잠시만 안녕'이었다. 이수는 팬들의 '떼창'을 유도해 흥을 돋웠다.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다시 등장한 엠씨더맥스는 앵콜곡으로 '다시 노래', '태양은 가득히', '난 그래'를 선보여 아쉬움을 달랬다.

20~21일 양일간의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한 엠씨더맥스는 오는 27일 부산, 3월 5일 대전, 12일 대구, 4월 9일 광주를 찾아 열기를 이어간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