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GM…단순 하청기지로 전락하나

생산물량 줄이는 한국GM…‘위기설’ 재점화

완성차 생산물량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한국GM이 ‘단순 하청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설에 휩싸였다. 위기설의 진원지는 한국GM 노동조합과 국회다. CBS 노컷뉴스는 <위기의 한국GM…단순 하청기지로 전락하나?>라는 주제로 2차례에 걸쳐 연속 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수입 임팔라 차량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과 경고문을 부착하는 조합원들
“2월 11일부터 수입 ‘임팔라’ 차량의 부평 공장 출입을 금지합니다.”

한국GM 노동조합이 GM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임팔라’의 인천 부평 공장 출입을 통제하고 나서면서 노사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9일까지 계도기간을 갖고 22일부터는 부평 공장에 들어온 임팔라 차량에 대해 출입금지 스티커를 부착할 예정이다.

이후 3월부터는 실제 실력행사에 돌입해 임팔라 차량의 부평 공장 출입을 전면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약 260여 명의 한국GM 임원들이 준대형 세단 ‘임팔라’를 몰고 있어 회사 측은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 "임팔라 국내 생산이 한국GM 존속 여부 판단 기준"

노조의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9월 한국시장에 ‘수입차’로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GM차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GM은 지난 2015년 10월 임금 교섭 당시 ‘임팔라의 국내 생산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세르지오 호샤 전임 한국GM 사장이 지난 해 임팔라가 연간 1만대 이상 판매되면 국내생산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사측은 최근 열린 미래발전위원회에서 돌연 연간 3만대 이상으로 조건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한국GM 인천 부평공장 전경
한국GM 노조 고남권 지부장은 "GM이 한국GM의 생산 물량을 계속 줄여 결국 ‘단순 하청기지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내부에 팽배하다"면서 "임팔라의 국내 생산 여부는 한국GM 존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국GM의 단계적 생산물량 축소가 결국 철수나 공장폐쇄를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우려가 활동가들 사이에서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90만 대를 훌쩍 넘었던 한국GM의 연간 완성차 생산량은 2013년까지는 78만 대 수준을 유지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60만대 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며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 부평공장의 경우, 승용1공장은 현재 풀가동되고 있지만, 2공장의 경우에는 최근 2년 동안 월 평균 10일 정도만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인천시민에게 한국GM은 바람 불면 날아갈까 강보에 싸인 아이처럼 애지중지하며 정을 듬뿍 준 존재였다”면서 “하지만 최근 생산물량이 급감하면서 인천시민들도 한국GM에 대해 크게 실망하며 '우리 지역에 있는 내 공장'이라는 생각을 점차 지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GM의 향후 생산 전망도 어두워 고용안정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사인천>이 입수한 한국GM 내부문건(MTP Vehicle Production Volume(SUP+SKD))에 따르면 완성차 생산물량이 오는 2019년에는 42만대까지 줄어든다.

인천 부평 공장도 2016년 약 33만대에서 2019년에는 약 17만대로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 향후 생산전망도 어두워…"한국GM 철수 가능성까지 제기"

지난 2013년부터 사측으로부터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는 부평 1, 2공장의 통합계획도 ‘단순 하청기지화’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호샤 사장은 2013년 2월 28일에 개최된 ‘노사 미래발전위원회’에서 “앞으로 부평 1, 2공장이 아닌 거대한 하나의 공장을 만들어 여러 차종이 한 개의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를 ‘명백한 생산라인 축소 계획’이라고 규정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시사인천>이 입수한 한국GM 내부문건(MTP Vehicle Production Volume(SUP+SKD))에 따르면 완성차 생산물량이 오는 2019년에는 42만대까지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임팔라를 부평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면, 고용불안 해소와 수익성 증대, 현재 10% 수준인 내수시장 점유율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하지만 한국GM은 임팔라 국내 생산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국GM의 한 임원은 “임팔라 국내 생산에 대해 채산성과 타당성 등을 현재 검토 중인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GM 쉐보레 브랜드가 철수하면서 한국GM의 생산물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어려운 해외시장의 여건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사는 지금까지 부평 1, 2공장 통합 문제를 언급한 적이 없으며, 밖으로 유출된 내부문건에 대해서도 '맞다, 틀리다' 이야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영표 의원(부평을)은 “해외시장 철수와 생산라인 축소에 따른 생산물량 감소, 구조조정 전문가인 제임스 김의 사장 영입 등으로 업계에서는 한국GM의 철수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파급력을 감안해 한국GM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서둘러 제거하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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