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17일 오전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대한수영연맹과 강원수영연맹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수영연맹 간부 3명을 체포했다.
검찰은 수영연맹 측이 정부지원예산 등 공금을 횡령하거나 부적절하게 운영한 혐의를 잡고 이날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수영연맹 고위인사가 이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검찰이 이미 포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도 검찰의 압수수색은 통합체육회 발족을 앞두고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부가 갈등을 빚는 중에 실시된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다음달 27일까지 통합을 완료하기로 했으나 대한체육회는 통합체육회 정관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 15일 발기인대회에 불참하는 등 당장의 통합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체육회 통합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기흥 수석 부회장이 앞장 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기흥 수석 부회장은 대한수영연맹 회장이다.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기도 한 이기흥 수석 부회장은 대한체육회에서 김정행 회장을 대신해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이 부석 부회장이 체육회 통합 반대에 관한 대한체육회의 여론을 주도하면서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지난 12일 대한체육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정행 회장을 심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대한체육회와 이 부회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으나 검찰은 “압수수색은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며 “누구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수사 일반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체육계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작부터 지대한 관심을 쏟았던 만큼 ‘하명수사’ 논란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해 체육계 비리를 수사하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스포츠 연구개발 사업과 관련한 비리를 적발해 업체 관계자들을 줄줄이 기소한 바 있다.
당시 검찰 일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관심 사항인 만큼 수사를 벌이면서도 하명수사라는 지적을 의식해 수사 범위를 제한적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수영연맹 압수수색 등의 수사는 “남아 있는 첩보를 처리하는 것”이라며 “하명수사라는 말의 정확한 정의를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