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2016시즌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입는 베트남 출신의 중앙 미드필더 루엉 쑤언 쯔엉(21)은 '뗏'을 앞둔 지난 4일 고국 땅을 떠나 인천에 도착했다. 새로운 소속팀의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일본 오사카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쯔엉은 "중요한 베트남의 명절을 앞두고 한국에 왔다. 부모님께서 슬퍼하셨을 것 같고 나도 가족이 그립다. 새해 첫 날을 가족과 떨어져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쯔엉은 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K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쯔엉은 30년 만에 K리그 무대를 찾은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다. 피아퐁(태국)이 1984년부터 1986년까지 럭키 금성에서 활약한 이후 K리그에서 뛴 동남아 선수는 없었다.
베트남의 유망주 쯔엉은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선발되는 등 자국 내에서 인기가 높다. 아스널 유소년 팀 출신이다. 인천은 쯔엉의 마케팅 효과에 특히 기대를 걸고 있다. K리그 경기는 지난해 베트남의 스포츠채널에서 생중계된 바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쯔엉의 실력이다. 마케팅 효과가 아무리 크다 해도 경쟁에서 밀려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
쯔엉의 각오는 남다르다. 훈련을 하면서 동료들의 실력이 굉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쯔엉의 체격은 국내 선수들에 비해 왜소한 편이다. 벌써부터 몸싸움에 대한 우려가 적잖다. 쯔엉은 신발끈을 조여 맸다.
쯔엉은 "인천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내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K리그는 베트남보다 굉장히 수준높은 리그다. 몸싸움이 강한만큼 매일 운동을 하면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그래도 패스 능력만큼은 자신있다. 주전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쯔엉은 훈련이 끝난 뒤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동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다. 영어를 곧잘 하기 때문에 당장 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쯔엉은 "구단의 배려 덕분에 생활에 불편함은 없지만 한국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쯔엉이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또 하나 있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을 만나는 것이다. 쯔엉은 "한국 선수로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빅 클럽에서 활동하는 모습에 감탄했다. 언젠가 만나고 싶다.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