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오전 9시 38분쯤 국회에 도착한 뒤 국회의장 접견실로 이동해 정의화 의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더민주 김종인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25분동안 사전 면담을 했다.
이날 면담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출범 공신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2년만에 만나는 자리라 관심이 쏠렸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김종인 대표와 먼저 인사를 나누며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라고 말했다고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 대통령과 김종인 대표의 만남은 지난 2014년 3월 이후 23개월만에 이뤄졌다.
한독 정상회담이 이뤄질 당시 독일 기관에 연구교수로 갔던 김 대표에게 독일 정부가 배석을 요청해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졌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원래 오늘 이종걸 대표님의 교섭단체 연설인데 이렇게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정 의장도 "야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또 김무성 대표의 부르튼 입술을 보고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고 했고 김 대표는 "감사하다"는 말로 답했다고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말했다.
또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지원 대책으로) 최대한 일대일 맞춤형 서비스를 해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협조를 구했다고 김영우 대변인은 말했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안보상황도 심각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국회가 국정의 중요한 한 축이지 않느냐. 정책이라는게 적시에 써야 효과가 있는 법이고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이 지나가면 의미가 없다. 조속히 입법을 처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종인 대표가 "먼저 그렇게 갑작스레 (개성공단 중단을) 결정한데 대해 소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중국은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입장을 잘 참작해서 대중국외교를 강화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종걸 원내대표는 "통일대박론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정책이) 너무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냐, 핵실험이 처음이 아니고 미사일 발사 역시 예고됐던 상황이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가들 사이에서)자꾸 한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에게 불안하게 비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통일대박이란 통일이 됐을때 밝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통일을 이뤄가는 과정 속에서의 단호한 대처, 핵위기 극복을 위한 단호한 대처가 모순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도 박 대통령은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의 처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정의화 의장이 거의 끝날 무렵 대통령이 왔는데 테러방지법 등 선물을 좀 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면서 여야의 입장차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에 정보수집권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불법 활동을 통해 국민을 불안하게 했는데, 또다시 새로운 국내정보 수집권한을 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이후 박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자, 여야 지도부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고 맨 안쪽에 앉아있던 김종인 대표와 박 대통령은 약 3분동안 단둘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단둘이 남은 자리에서) 김종인 대표가 왜 개성공단 중단 조치를 내렸는지 그 과정을 소상히 설명해달라고 다시 요청했고, 대통령은 그냥 특별한 대답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