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는 14일(한국 시각)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859를 기록했다. 브리트니 보(미국 · 75초663)과 '라이벌'로 떠오른 장훙(중국 · 75초688)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했다. 또 통산 3번째(2012, 2013년) 챔피언에 올랐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올 시즌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장훙과 대결했다. 인코스를 배정받은 이상화는 100m를 10초29로 주파, 장훙(10초80)과 대결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24명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이었다.
이후 인아웃 코스를 바꾸는 두 번째 코너 구간에서 장훙을 멀찍이 따돌렸다. 소치올림픽 1000m 금메달리스트 장훙은 맹추격했지만 37초78로 37초42의 이상화를 따라잡지 못했다.
2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의 역주는 이어졌다. 마지막 조에서 장훙과 자리를 바꿔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역시 10초29로 100m를 주파했다. 기세를 이어간 이상화는 2차에서도 37초43를 기록해 1위를 확정했다.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 거둔 우승이라 더 값졌다. 이상화는 장훙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장훙은 이상화와 같은 4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월드컵 랭킹에서는 이상화를 제치고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이상화는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과감히 포기했다. 체력과 컨디션을 고려해 대표 선발전에 불참하고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 집중하기로 한 것. 이후 마음을 바꿔 월드컵 5차 대회 출전을 추진하다 무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상화가 500m 최강의 자리를 지킨 것이다. 이상화는 이를 위해 이번 대회 1000m 출전을 포기했다. 이상화는 오는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다시금 여제의 위용을 뽐낼 예정이다.
경기 후 이상화는 "지난해에는 올림픽이 끝나고 운동을 많이 하지 못해 메달을 따지 못할 것을 예상했다"면서 "빼앗긴 메달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다시 정상에 올라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 시즌 우여곡절에 대해 "하나의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고 밝힌 이상화는 "소치올림픽 때의 느낌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이번 시즌 1차 월드컵에서부터 돌아온 것 같다"고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