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부장관은 12일 북한이 우리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 발표에 맞서 폐쇄조치를 내린데 대한 '정부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이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사용된 자료가 있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날 기자들이 자료 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있는 자료였다면 벌써 공개를 했을 것"이라면서 "필요한 범위 내에서 검토하고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이러한 홍 장관의 발언이 일부 매체들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면서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사용됐다'는 내용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돼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통일부는 불과 두 달전에는 이와 전혀 다른 발언을 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해 12월18일 통일부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개성공단의 경우 1년에 1억달러 넘게 북한에 들어가지만, 근로자 임금으로 대량파괴무기(WMD)와 관련 없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유엔제재와 상관없이 계속 현금이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해 12월20일 통일부 기자들에게 "개성공단의 경우 1년에 1억달러 넘게 북한에 들어가지만, 근로자 임금으로 대량파괴무기(WMD)와 관련 없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유엔제재와 상관없이 계속 현금이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입장을 또다시 확인한 것이다.
통일부 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는 CBS 노컷뉴스에서 "개성공단은 남북이 합의에 따라 정상적인 계약에 의해 가동됐다"면서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도 모두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금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특히 "홍 장관이 지나친 해석과 막연한 추정으로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이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사용됐다는 발언은 통일부장관으로 올바른 발언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북한 정부는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 가운데 70%는 근로자들에게 현금과 현물로 지급하고 30%는 사회문화시책비(일종의 세금)으로 공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연철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는 "홍 장관의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이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에 사용됐다'는 발언이 사실이라면 우리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만약 이러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수 없다면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비공개로 밝히고 근거가 없으면 발언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장관이 국민들의 의구심을 풀어야 할 차례다.